영화&드라마

강시 : 리거모티스 (强屍 : Rigor Mortis, 2013)

거제리안 2022. 10. 6.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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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있음>

 

 

과거 강시영화에 출연하며 인기 있던 배우였으나 강시 영화 붐이 사라지면서 인기도 한 풀 꺾여 별볼일 없는 배우로 전락하고만 전소호.

모종의 이유로 아내와 아들마저 잃고 떠돌이처럼 지내다 황폐한 어느 맨션에 오게 된다.

상당히 오랫동안 빈 집으로 있었던 방에 묵게 된 전소호는 그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하고 천장에 목을 멘다.

그러나 그 순간 귀신에 빙의되는 듯한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데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그 방에 오게 된 전직 도사 현직 요리사 우씨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은 건진다.

전소호의 몸에 잠시 빙의한 영혼은 과거 이 방에서 참혹한 일을 당하고 죽은 쌍둥이 여자 귀신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 텅씨가 계단에서 굴러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고 평소 금술이 좋았던 아내 무이는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만 이성을 잃고 만다.

무이는 남편을 되살리기 위해 어둠의 도사 구씨를 찾아가는데 구씨는 평소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사악한 술법들을 사용하는 자였다.

그는 텅씨의 시신을 강시로 만들기 위한 주술을 실행하고 또 쌍둥이 여자 귀신들의 혼을 봉인 후 자신의 힘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실행한다.

맨션에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던 펭씨는 아들이 강시에게 당한 것도 모르고 아들을 찾아 해메다 그만 귀신들이 봉인되어 있는 장롱을 열게 되고 귀신들의 영혼이 풀려난다.

강시가 되어 육체는 살아있느나 영혼은 없는 텅씨의 몸에 여자 귀신들의 영혼이 들어가게 되고 이들은 강력한 강시로 다시 태어난다.

정신을 차린 전소호는 전직 도사였던 우씨와 힘을 합쳐 강시를 물리친다.

하지만 큰 부상을 입은 전소호는 목숨을 잃게 되며 영화는 끝나는 듯 하지만 곧 충격적인 반전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은 전소호가 목을 메달고 죽어가는 동안에 마치 주마등처럼 지나가던 일이었던 것.

마지막에 전소호의 시신을 확인하려온 아들의 모습이 등장하며 영화는 끝난다.

 

개인적으로 강시 영화에 대한 기억은 있으나 큰 추억은 없다.

왜냐하면 한창 강시영화가 국내에서 붐을 읽으키던 시절은 꼬꼬마였었기 때문에 강시라는 존재가 너무 무서워서 단 한편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어른이 되고 나서야 그 때의 강시영화들이 단순히 무섭기만 한 영화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다시 찾아서 볼 정도의 애정은 없었기에 그냥 그 정도의 기억만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과거 강시영화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사람들의 리뷰를 보게 되면 이게 무슨 강시영화야 라는 실망이 섞인 리뷰들이 꽤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강시영화를 잘 모르기 때문이었을까 이 영화가 너무 재미있었다.

과거의 괴담이나 도시전설들에 대한 현대적 재해석이 유행인 요즘에 걸맞는 매우 매력적인 재해석이 돋보이는 영화로 받아들여졌다.

 

전체적으로 영화의 비쥬얼과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일단 홍콩의 유명한 구룡성채를 떠올리게 하는 배경에서부터 이미 포스를 뿜고 있고 영화의 중간에 초현실적인 존재들이 천천히 복도를 지나가는 장면에서의 위압감은 대단했다.

여자귀신의 포스도 대단했고 강시의 비쥬얼과 움직임 역시 매우 기괴하면서도 동시에 신선했다.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는 강시 특유의 팔을 앞으로 내맨채 콩콩 뛰어다니는 동작을 이렇게나 소름끼치게 무서우면서 동시에 멋있어 보일 정도의 비쥬얼로 다시 보게 될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물론 강시의 비중에 생각보다 많지 않고 마치 일본 영화에 등장할 법한 여자귀신들의 비중이 오히려 더 크긴 했지만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사다코 VS 가야코와 같은 흥분된 기분으로 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그 영화들보다 훨씬 더 좋았다.

스토리도 꽤 충격적이었는데 과거 강시영화들에 대한 추억이 없던 나로서는 이연걸의 정무문에 조연으로 등장했던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던 배우 전소호의 과거 이력을 알고서 더 놀라게 되었다.

그리고 영화 초반에 등장했던 과거 사진들이 실제였음을 알고 뭔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다소 충격적인 엔딩 역시 이게 뭐야! 라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일종의 아.시.발.꿈! 식의 막장반전이지만 배우의 과거사를 돌이켜보며 생각해보면 묘하게 울적함이 느껴지게 하는 엔딩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혹자들은 이 영화를 두고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을 완전히 매듭짓는 영화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이대로 끝내기엔 무엇보다도 강시 비쥬얼과 재해석이 너무나도 좋았기에 70~80년대 B급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좀비들이 <새벽의 저주> 라는 걸출한 리메이크 이후 요즘은 메이져 영화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듯이 강시영화 역시 다시 시작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한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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