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애프터 라이프 (After Life, 2009)

거제리안 2021. 12. 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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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무미건조하고 우울한 듯한 삶을 살아온 듯 보여지는 애나는 애인의 프로포즈를 오해하고 충동적으로 운전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해 죽는다.

시체실에서 눈을 뜬 애나는 자신이 죽었다고 말하는 장의사 앨리엇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반신반의 하지만 지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죽었음을 느끼고 순순히 받아들인다.

하지만 장례식 당일 마지막으로 자신의 얼굴을 보고 싶다며 본 거울에 입김이 서리는 것을 보고 자신이 살아있음을 깨닫지만 곧 주사를 맞고 정신을 잃게 되고 그 상태로 관속에 매장된다.

앨리엇은 오열하는 약혼자 폴을 찾아가 그녀가 살아있으니 파낼테면 파내보라고 어그로를 끌고 폴은 그를 밀치고 술에 취한 채 무덤을 향해 무리하게 운전을 하다 그마저 죽음을 맞는다.

눈을 뜬 폴은 장의사 앨리엇에 의해 마지막 숨통이 끊어지며 영화는 끝난다.


참 모호한 영화이다.

처음 절반 가량은 삶과 죽음, 그리고 사후에 대해 다루는 약간은 식스센스와 같은 결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다소 불친절한 방식이지만 죽은 이들과 교감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츤데레 장의사 이야기.

그래서 약간은 편안한 마음으로 보던 중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영화 초반에 장례식 장에서 본 애나를 보던 앨리엇의 눈빛.

그리고 이어진 사고와 애나의 죽음, 그리고 깨어남.

이것은 애나에게 어떤 마음을 품게 된 앨리엇의 외도된 사고가 아니었을까?

앨리엇이 잠시 외출한 틈을 타 탈출을 시도하려다 좌절하는 상황에 그런 의문이 들었다.

내가 일찍 눈치를 챈건지 아니면 이때쯤 눈치챌 수 있게끔 의도된 연출인지는 알 수 없다.

여튼 그렇게 의심하며 영화를 보니 정황이 맞아들어가는 듯 보였다.

소름끼치는 것은 우연히 죽은 애나를 목격한 소년 잭을 앨리엇 자신과 같이 영안을 가진 능력자라고 믿게끔 몰아가는 부분이었다.

이후 잭은 살아있는 자신의 병아리를 죽었다고 믿게 되어 땅에 뭍는다.

그러고 보면 매번 시체처럼 tv를 보며 앉아있는 그의 엄마.

그녀 역시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여지지만 진짜는 알 수 없다.

결국 영화는 영안이라는 능력을 잭과 앨리엇이 진짜로 가진 것인지 아닌지 끊임없이 헷갈리도록 의도적인 장치들을 심어둔다.

허나 애나는 거울에 서린 입김을 통해 죽은 것이 아니라고 확실히 밝혀진다.

이후 앨리엇이 삶의 의미를 애나에게 몰아붙이는 장면에서는 이 사람은 쏘우의 직쏘와도 같은 포지션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삶을 무의미하게 소모하며 살아가는 이에게 죽음을 한번 선사하고 삶의 소중함과 의미를 일깨워 깨달음을 주거나 or 다시 뺏거나 허나 결국 애나는 끔찍하게도 생매장 당하고 만다.

더 잔인한 것은 그의 약혼자 폴 마저도 죽음으로 내몰았다.

더 끔찍한 것은 그의 곁에 소년 잭도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되게 모호하게 보이려고 장치들을 많이 심어두었지만 결론적으로 그의 방에 수도 없이 걸려있는 망자의 사진들.

실제로 죽은 이와 산채로 죽은 이를 구분지어주는 듯한 눈을 뜬 사진과 감은 사진들.

애나는 눈뜬 사진이 전시되었다.

즉 눈뜬 사진들의 사람들은 모두 산채로 죽었다는 말이 된다.

고로 앨리엇은 장의사 직업을 가진 사이코패스 살인마인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범행을 목격한 소년을 교묘한 거짓말로 꼬드겨 자신과 같은 괴물로 만들었다.

영화 자체가 아주 괜찮다고 말하긴 애매한데 썩 나쁘지도 않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리암 니슨의 연기는 아주 훌륭했고 다이하드4 이후 오랜만에 보는 저스틴 롱의 연기도 꽤 좋았다.

다만 주인공 크리스티나 리치는 오랜 연기 경력과 매력적인 페이스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부자연스런 연기가 아쉬웠다.

역할이 본인과 맞지 않았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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