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홀 인 더 그라운드 (The Hole in the Ground,2019)

거제리안 2024. 7. 15. 13:52
반응형

 

<스포 있음>

 

남편과 헤어진 후 아들 크리스와 함께 숲속의 외딴 집으로 이사온 사라.

사라는 아들과의 말다툼 후, 숲으로 도망간 아들을 찾아 나섰다가 숲속에서 거대한 싱크홀과 같은 구덩이를 발견한다.

 



아들을 무사히 찾아 집으로 왔지만 그날 밤 아들이 잠시 사라진다.

아들이 실종된 것으로 생각한 사라는 아들을 찾아나서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지만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안에서 엄마를 부르는 아들 크리스.

하지만 다음날 부터 사라는 왠지 아들이 낮설게 느껴진다.


사라는 마을에서 미친 할머니로 통하는 노린의 일화를 알게 된다.

자신의 아들이 진짜가 아니라는 망상에 평생을 시달렸다는 노린. 

사라는 노린과 접촉하지만 땅속에 머리를 쳐박은 이상한 모습으로 노린은 죽고 만다.

노린의 장례식장을 방문한 사라는 그의 남편과 몇 마디를 나누던 도중 노린의 집에 유독 거울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날 이후 점점 더 크리스에 대한 의문이 짙어지던 중 사라는 몇가지 사실을 통해 크리스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어린 아이의 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힘에 의해 제압당한 사라는 노린과 같은 모습으로 죽을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다행히 사라가 먹인 약의 약효가 나타나 기절한 크리스.

사라는 크리스를 지하실에 가두고 거울을 통해 자신의 아들이 아닌 미지의 생명체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진짜 크리스를 찾기 위해 숲속의 구덩이로 향한다.

깨어나기 직전의 미지의 생명체들과 나뒹구는 해골들 사이에서 크리스를 찾은 사라는 구덩이를 빠져나오던 도중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생명체에 의해 저지당하지만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집을 불태운다.

시간이 흘러 다른 마을에 정착한 사라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리스에 대한 걱정은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듯 언제나 그를 사진으로 감시하며 집안에는 온통 거울로 도배되어 있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


스티븐 킹의 <애완동물 공동묘지>와 같은 작품에서 등장하는 신비한 구덩이에 대한 괴담은 꽤 익숙하다.

죽은 아들을 구덩이에 뭍었더니 밤중에 되살아와서 문을 발로 차더라 같은 식의 괴담 말이다.

그것과 별개로 몸이 뒤바뀌는 체인질링에 대한 괴담도 흔하다.

비교적 최근에 본 영화인 <유어 낫 마이 마더> 같은 영화가 그러하다.

이 영화는 두개의 영화를 묘하게 섞어 놓은 듯한 그런 영화였다.

아들이 아들이 아닌 듯 묘한 위화감을 주지만 그렇다고 죽었다가 살아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구덩이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인지도 확실치 않다.

그렇기에 주는 묘한 긴장감이 있는 영화였다.

왜냐하면 엄마인 사라는 극한의 스트레스에 놓여진 상황이었기 때문이었고 영화를 보다보면 아들이 이상한건지 엄마가 이상한건지 의도적으로 헷갈리게 연출을 한 흔적들이 보인다.

심리적으로 몰린 엄마가 괜한 의심으로 멀쩡한 아들을 잡는건 아닌지 라는 걱정을 하면서 보게끔 흘러간다.

결말을 말하자면 아들이 바꿔치기 당한게 맞았다. 

영화상으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들에게 바꿔치기 당했고 자신마저 바꿔치기 당할 뻔 했지만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그렇기에 영화의 결말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외계인을 닮은 미지의 생명체들이 등장하면서 급현실감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만약에 약간 오컬트적인 분위기로 몰고갔거나 아니면 크리쳐들의 디자인이 달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막연한 아쉬움.

약간 크리쳐의 정체를 안 밝히니만 못한 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들었다.

호불호의 영역일 수도 있으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북유럽 쪽에는 부모 몰래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요정에 관한 체인질링 전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영화는 그 전설의 현대적 각색이라는 점에서 꽤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아일랜드 영화여서 그런지 특유의 음습한 숲속의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크리처의 정체는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아쉽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