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음모론의 단서 (Somthing in The Dirt,2022년)

거제리안 2024. 7. 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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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LA의 한 아파트에서 만나 서로 통성명을 나누고 친해진 리바이와 존.

이들은 리바이의 집에서 재떨이로 쓰던 물건이 공중으로 떠오르던 초자연현상을 목격하고는 이를 찍어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기로 한다.


본격적으로 장비를 갖추고서 의욕적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던 두사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사람 사이에는 조금씩 의심과 불신이 쌓인다.

존은 리바이가 말하지 않은 그의 과거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리바이는 존이 자신을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을 가진다.

그렇게 삐그덕 대면서 프로젝트는 진행되어 가던 중 리바이는 이 프로젝트를 그만두고 떠나기를 결심한다.

그렇게 두사람의 마지막 밤. 

자다가 공중에 몸이 떠올라 잠을 깬 존은 황급히 거실로 나와 리바이를 찾지만 그는 보이지 않는다.

리바이가 자주 담배를 피던 베란다로 나가자 저 멀리 공중으로 날아가고 있는 리바이를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저스틴 벤슨과 아론 무어헤드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전작인 <레졸루션><타임루프:벗어날 수 없는><스프링><싱크로닉> 다 만족스러웠다.

이 영화는 코로나 기간 동안 두사람이 찍은 영화라고 하는데 그런 특수성 때문에 제약이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이전 영화들에 비하면 약간은 심심한 느낌이다.

이전 영화들이 기묘한 사건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들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사건은 부수적으로 사용되고 두 남자의 관계와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조였다.

그래서 그런지 약간은 사이코 스릴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영화를 보다보면 다소 자유분방한 스타일인 리바이 때문에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져 답답함을 느꼈는데 후반부로 가게되면 존의 행동들이 어딘가 이기적이고 밉상인 것처럼 느껴져 도리어 리바이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

존의 거친 공격에 화를 내지도 않고 도리어 힘없이 수긍하는 모습을 보면 다소 불쌍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후에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는 알 수 없는 씁쓸함을 느꼈다.

이전 영화들도 특별히 속 시원한 결말을 안겨주는 그런 영화는 아니었지만 이번 영화는 더욱더 알 수 없는 결말로 끝난다.

사실 초자연현상이 일어났던 것만은 분명한데 존에 의한 어떠한 조작이 있었음 보여주는 암시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건 자체에 대한 조작인지드라마틱하게 보이게 하기 위한 영상을 조작한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이전 영화들이 기가 막히게 취향에 딱딱 꽂히는 소재들이었기에 매우 재밌게 본 반면에 이 영화는 다소 심심하게 본 편이다. 

드라마틱한 사건의 전개 없이 그럴 듯한 설정들만 계속 보여준다는 느낌이 강했다. 

제목 그대로 <음모론>이 등장하지만 몇가지 음모론들을 맛베기로 나열만 할 뿐 심도 있게 파고 들어가지는 않아서 갈수록 조금씩 흥미가 떨어졌다.


그래도 영화 전반에 흐르는 건조한 느낌이 참 좋았고 파운트풋티지와 다큐멘터리를 섞은 듯한 특유의 분위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이들의 전작들이 워낙 취향저격이었기에 상대적으로 기대에는 못미치지만 나름의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 그래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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