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더 위치 (The Witch, 2015)

거제리안 2022. 3. 27. 23:45
반응형

 

 

 

<스포 있음>

 

 

 

<23아이덴티티> <뉴뮤턴트> 등을 통해 익숙한 배우 안야 테일러조이의 풋풋하면서도 빛을 뿜는 외모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을에서 퇴출당한 청교도 가정이 숲에서 정착하는 동안에 갖가지 고초를 겪는 동시에 가족 간의 갈등 마저 극에 달하면서 붕괴되는 모습을 담담하지만 참혹하게 묘사하고 있다.

영화는 토속적인 신앙과 마녀가 동시에 등장하는 오컬트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약간 곡성의 향기가 나기도 하고 동시에 미드소마의 느낌이 나기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 내용을 검색하다 포크호러라는 용어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곡성이나 미드소마 역시 포크호러의 범주에 엮이는 것을 보고 사람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하구나 싶었다.

같은 맥락으로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New England Folk Tale> 이라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오며 꽤 인상 깊었다.

신앙이 아주 깊지만 결과적으로 무능한 아버지와 무기력해 보이지만 묘한 광기가 느껴지는 엄마.

착하지만 유약하면서도 어딘가 불안한 느낌의 남동생

귀엽지만 종종 알수 없는 악의를 풍기는 기묘한 느낌의 쌍둥이 동생들.

이런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그나마 정상적으로 보이는 맏딸 토마신.

그리고 이들 가족이 겪는 참혹한 사건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면 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로 극한의 현실공포를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이들을 위협하는 존재는 마녀로 묘사되는데 마녀로 상징되는 위협의 정체가 여러가지 형태로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만 영화는 은연 중에 토마신의 정체에 의문을 품도록 묘사된다.

누가 진짜 마녀인지 보면서 끊임없이 의문에 품게 하며 헷갈리게 만드는데 해석의 여지는 분분하지만 영화상으로 결과는 꽤 명확하게 밝혀진다.

흑염소의 모습을 하고 있던 악마에 의해 아버지가 죽고 자신을 몰아세우던 어머니를 살해하고 망연자실해 있던 토마신은 악마의 속삭임을 듣고 숲속으로 걸어들어가는데 그 곳에서는 마녀들이 의식을 치르고 있었고 토마신 역시 마녀가 되어 그들과 같이 의식을 치르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의 결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겠으나 역시 영화의 결말은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본다.

끝없는 가사 일과 가족 구성원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정신적인 압박.

시궁창 같은 현실로 인한 직접적인 스트레스.

이 모든 것이 삼박자를 이루면서 이 가족은 굳이 악마나 마녀의 해코지가 없었더라도 이미 언제 무너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

이 와중에 가족들에게 마녀 사냥을 당하며 느꼈을 토마신의 정신세계를 악마의 속삭임이나 마녀의 의식 등으로 상징적으로 묘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집에서 끝도 없이 아이들에게 시달리며 빡친 흑염소의 흑화도 설명된다.

물론 설명되지 않는 일이 더 많기에 혼자만의 생각일 가능성이 더 크지만 말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