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그 날 (The Free Fall, 2021)

거제리안 2022. 9. 24.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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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있음 >

 

 

부모님의 충격적인 죽음을 목격하고 자신도 자살을 시도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남은 세라 죽음 직전에서 살아돌아온 후유증으로 기억을 잃은 세라는 남편 닉의 도움으로 요양 중에 있다.

닉은 세라의 언니를 비롯한 외부 사람들과 그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시킨 채 수상쩍은 가정부 로즈 만이 그녀의 곁에 머무른다.

수상한 사람이 집 근처를 배회하고 남편 닉 역시 어딘가 수상쩍은 느낌을 떨칠 수 없는 채로 매우 수상한 날들이 반복되던 어느 날 닉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으니 지인들과 모임을 가지는게 어떠냐고 세라에게 제안하고내키지 않지만 승낙한다.

모임이 시작되고 어떻게 봐도 매우 수상쩍은 상황들이 펼쳐지며 모임은 피바다 아수라장이 된다.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이 이어지는데...

 

 

닉의 정체는 악마였다.

세라가 기독교에서는 가장 큰 죄악 중의 하나로 여겨지는 자살을 시도한 순간 악마를 불러들인 꼴이 되었고 세라는 악마에게 빙의된 채로 지내고 있었다.

종종 보는 환각들은 세라에게 엑소시즘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과 언니의 모습들이었던 것.

마침내 엑소시즘이 끝나고 세라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게 된다.

하지만 언니와 대화 중에 소름끼치는 말을 듣는다.

닉이 세라에게 수도없이 반복하던 그 말을 언니가 내뱉고 있었던 것.

결국 엑소시즘은 끝나지 않고 상황은 다시 반복될 거라는 암시를 남기며 영화는 끝난다.

 

총평을 바로 하자면 매우 지루했지만 전혀 생각도 못했던 반전은 꽤 괜찮았던 영화.

영화의 초중반까지는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류의 스릴러 영화에서 볼수 있는 온갖 클리셰들이 총출동되며 너무나도 뻔하게 전개되는 통에 도무지 흥미라고는 생기지 않았다.

너무도 친절하지만 누가 봐도 범인인 남편.

주인공이 무슨 의심만 하면 "사랑해"를 시전하며 "앞으로 다 잘될거야"라는 대사로 입을 틀어막는 답답한 전개 틈만 나면 등장하는 점프 스퀘어식의 꿈 또는 환각 장면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떻게 이렇게나 전형적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그래도 묘한 긴장감은 꾸준히 유지해 주었기에 중후반까지 꾸역꾸역 감상했다.

온갖 친절과 다정한 미사여구를 남발하며 주인공 곁을 멤돌지만 내가 범인이요 라고 얼굴에 써 놓은 남편 닉을 보면서 스릴러 영화에 등장하는 수성쩍은 캐릭터의 표준을 라이브러리에서 꺼내 놓은 듯 어쩜 저렇게 전형적으로 만들어 놨을까 싶은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저렇게 대놓고 수상쩍게 만들어 놓은 것은 보아하니 한번 더 꼬아서 뭔가 다른 반전이 있을 것이야 하는 기대로 영화를 끝까지 봤다.

비록 한번 더 꼬아 놓은 반전은 없었지만 장르가 바뀌는 충격적인 반전을 보게 될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기에 뒷통수 맞은 듯 얼떨떨한 기분이 드는 반전이었다.

그렇다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가 아닌 오컬트 영화였던 것이었다.

너무나도 지루했던 초중반에 비해 폭풍같이 몰아치는 후반부 덕분에 정신이 번뜩 들게 되고 영화는 찜찜한 결말을 알리며 끝나버린다.

 

결말을 보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초중반 그렇게도 스릴러 영화의 클리셰를 밟아나간 이유는 이 영화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스릴러 영화라는 강조하기 위한 장치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장르적 반전의 쾌감을 맛볼 수 있었고 일종의 뒷통수를 맞은 셈이지만 기분 좋은 뒷통수는 아닌 뭔가 속은 듯한 찜찜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아무런 정보 없이 감상을 한 덕분인지 킬링타임용 반전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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