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굿나잇 마미 (Goodnight Mommy, 2022)

거제리안 2022. 9. 2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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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이혼을 했더나 별거 중인 것으로 보이는 엄마에게 아빠가 두 쌍둥이 형제를 데려다 주며 영화는 시작한다.

아이들은 엄마 집에 머무르는 것을 신나 하지만 나타난 엄마가 어딘가 이상하다.

붕대 같은 것으로 얼굴을 가린 엄마.

이상한 모습에 잠시 주춤하지만 아이들은 곧 잊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평소 불러주던 자장가를 불러주지 않거나 정성스레 그려준 그림을 찢어버리는 등 엄마가 평소와 같지 않음을 깨달은 형제들은 엄마를 이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평소와 다른 낮선 모습들을 의심하던 형제들은 엄마의 눈동자 색이 옛날 사진 속의 색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들의 엄마가 아니라고 확신하게 된다.

이들은 밤 중에 집을 탈출하지만 근처를 순찰 중이던 경찰들에 의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들은 또 다시 탈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이번에는 엄마를 침대에 묶어 두고 탈출하기로 한 것.

하지만 마음 약한 엘리아스는 묶어 두고 가는 것이 마땅치 않은 듯 계속해서 갈등한다.

엄마는 가방 속에 컬러렌즈를 확인해 보라고 하고 엘리아스는 루카스가 컬러렌즈를 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엘리아스는 루카스를 찾아나서는 감쪽같이 사라진 루카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루카스는 과거 엘리아스와 헛간에서 놀던 중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것.

충격에 휩싸인 엘리아스는 엄마를 밀쳐내지만 순간 사고로 이어져 엄마는 헛간에서 추락하게 되고 그 와중에 헛간에 불이 번지며 삽시간에 무너지게 된다.

루카스가 죽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충격과 동시에 엄마를 잃은 충격으로 패닉에 빠진 엘리아스의 앞에 엄마와 루카스가 동시에 나타나며 영화는 끝난다.

 

꽤 묘한 느낌의 영화였다.

우선 이 영화는 2014년 작 원작 영화가 있으며 이 영화는 리메이크 영화이다.

원작 영화는 꽤 끔찍한 설정이 있었기에 일부러 보지 않고 있었는데 헐리웃에서 리메이크를 해주는 통에 마침내 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보통 헐리웃에서 리메이크를 하게 되면 원작의 유니크한 매력이 싹 사라지지만 그렇다고 크게 나쁘지도 않은 요리 같은 영화가 나오곤 해서 리메이크 작들은 거의 안보게 되는데 어쩌다 보니 이 영화는 헐리웃의 은혜를 입게 된 케이스이다. 

사실 원작을 안 봐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조금씩 설정들이 바뀐 부분들은 있는 듯하다.

우선 이 영화에서 모호한 부분은 왜 엄마가 얼굴을 가리고 있으며 왜 이상한 행동들을 하냐는 것이다. ( 원작에서는 아이들의 고문으로 인해 부상을 입어 얼굴을 붕대로 가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미적인 용도로 얼굴에 시술을 받는 것으로 보여진다.)

영화의 결말을 보면 엄마는 지극히 정상이었는데 왜 영화 초반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이상한 모습들을 보였을까?

엄마는 과거 잘 나갔던 배우로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살아가던 중 쌍둥이 아들 중 하나가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는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한다.

게다가 남은 아들 마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모이고 있다면?

갱년기 스트레스와 육아 스트레스 같은 것이 겹쳐지며 극한의 우울증 같은 것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결국 아이들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들이나 거울을 보며 요상한 몸짓을 하는 것들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이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엘리아스는 그렇잖아도 불안정한 상태에서 마찬가지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꼈을 것이며 마침내 저 사람은 우리 엄마가 아닐 것이라는 극단적인 판단을 내리게 된다.

물론 너무 극단적인 방향으로만 해석을 한 감이 없지 않지만 충분이 있을 수 있을 법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루카스는 엘리아스가 만들어낸 허상이었는지 아니면 유령이었는지 확실지 않다.

쌍둥이였기에 더욱 더 서로의 정서를 공유했던 형제인 루카스를 엘리아스의 자아가 분열되면서 만들어 낸 것이라고 보는게 내용상으로는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엔딩에서 엄마의 죽음과 동시에 엄마마저 엘리아스의 눈에 보이는 것을 보면 유령을 본다고 생각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셀프로 해석을 가미해야지 납득이 될 정도로 약간은 설정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기에 원작도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엄마를 고문한다는 끔찍한 설정을 버텨낼 자신이 없어 고민이다.

전체적인 설정만 따와서 재해석을 가미한 이 작품도 꽤 흥미진진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긴장된 마음으로 몰입해서 보았기에 만족도는 꽤 높았다.

 

사족으로 엄마로 등장한 배우가 킹콩에 등장했던 나오미 왓츠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 세월의 무상함을 다시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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