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Red Dead Redemption, 2011)

거제리안 2024. 7. 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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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6일 네이버스토어 <게임몰> 구매

(닌텐도스위치 버전 2023년 출시)

 

<스포 있음>

 

대략 10월 중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게임의 엔딩을 본 것이.

오픈월드라는 장르의 게임을 제대로 엔딩까지 본 것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 유명한 <GTA5>랑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초반 찍먹 정도만 해 본게 다였고 예전<세인츠로우3>를 플레이하다가 중도하차한 적 있었다.

그 만큼 구식 게이머인 내게 게다가 10년 이상의 공백기도 있었던 내게 오픈월드라는 장르는 쉽게 몰입하기 어려운 장르였다.

바로 전 클리어했던 게임인 <니어 오토마타>가 조금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 게임은 완전한 오픈월드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넓은 맵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퀘스트를 수행하는 재미를 조금은 알게 해준 게임이었다.

덕분에 예전부터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이 게임을 해 보고자 마음 먹게 되었다.

역시 초반부는 쉽지 않았다.

퀘스트 수행중 민간인을 사살해 퀘스트를 망치는 경우는 다반사고 실수로 보안관을 사살해 지명수배가 내리는 경우도 허다했기 때문에 적을 죽이거나 내가 죽거나 식인 단순한 스타일의 게임들만 플레이해오던 내게 이런 스타일의 게임은 수많은 현타를 느끼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결과들이 누적되며 내가 조작하는 캐릭터의 경험치가 쌓여가는 재미를 어렴풋이 느끼게 해주었다. 

이것은 내가 행한 무수한 선택들이 누적되어 쌓이는 경험치이기에 반복되는 전투를 통한 레벨 노가다와는 다른 개념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기에 왕도물식 스토리텔링에 익숙한 내게 이 게임의 초반부까지는 뭔가 뒤죽박죽 엉망진창처럼 느껴졌지만 중후반을 지나면서 어느 새 <존 마스턴>이라는 남자에게 몰입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역시 주인공 존 마스턴의 비장한 최후일 것이다.

<빌 윌리엄슨> <하비에르 에스쿠엘라>를 처치하고 드디어 마지막 최종보스인 <더치 반 더 린드>의 사망을 확인한 후에 연방수사관인 <에드거 로스>는 순순히 <존 마스턴>의 부인과 아들이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리고 눈물의 재회를 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에피소드가 계속 이어지길래 의아하지만 이 장대한 서사시를 여운을 계속 즐길 수 있다는 기쁨에 소소한 일상을 플레이 해 나갔다. 

<존 마스턴>과 <보니 맥팔레인>과의 재회가 생각나는데 마침내 부인과 재회한 존 마스턴을 바라보는 보니 맥팔레인의 기쁨과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2011년도 게임이기 때문에 아무리 리마스터 버전이라고 하더라고 캐릭터 모델링과 표정연기는 지금과 비교하면 어색할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캐릭터들의 디테일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이 놀라웠다.

하지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뭔가 쌔한 느낌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게임을 계속해서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좋지만 최종보스를 잡았는데 왜 끝나지 않는 거지? 라는 의문이 계속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그런 찜찜한 의문은 곧바로 이어지는 최종장에서 해소되었다.

진 최종보스인 에드거 로스가 존 마스턴을 없애기 위해 군대를 동원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존은 아내와 아들을 피신시킨 후 자신은 군대와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한다. 

아내와 아들은 달아나던 중 총소리가 멈추는 것을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죽은 존 마스턴을 보고 오열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아내마저 죽은 후 아들 <잭 마스턴>은 복수를 결심한다.

이제 나는 존 마스턴이 아닌 잭 마스턴을 플레이하게 되고 잭 마스턴은 애드거 로스를 찾아가 아버지의 복수를 행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 게임은 아주 쿨한 엔딩과 함께 끝난다. 

엔딩을 보았지만 이 게임에는 <언데드 나이트메어>라는 상당한 볼륨의 DLC 콘텐츠가 존재한다.

앞부분만 살짝 봤는데 존 마스턴으로 플레이할 수 있어서 반가웠다. 

하지만 이 언데드 나이트메어까지 완료하고 나면 정말로 이 게임이 끝나버릴 것 같아서 섣불리 플레이하지 못하고 아껴두고 있다.

지금은 <위쳐3>를 플레이 중이지만 언젠가 존 마스턴의 총질이 그리워지면 다시 플레이할 날이 올 것이다.

사실 중도하차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인생게임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꽤 몰입해서 하는 편이고 맵이나 퀘스트들도 대부분 진행하는 편이라 이 게임만을 꼽아 인생게임이라고 찬양하기엔 좀 민망하긴 하다.

하지만 <오픈월드>라는 장르의 제대로 된 재미를 알게 해 준 게임이라는 측면에서 꽤 소중하게 느껴지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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