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덩케르크 (Dunkirk, 2017)

거제리안 2021. 2. 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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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최근에 본 <테넷> 뽕에 취해 <덩케르크>까지 보았다.

개인적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를 정말 좋아하지만 전쟁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기에 미루다 보니 여태 보지 않고 있었다.

이 영화는 기존 전쟁영화와는 다르게 스펙타클 보다는 리얼리티에 중점을 둔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대규모 전쟁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퀄리티 있는 소규모 전투 장면들이 아주 손에 땀을 쥘 정도로 현장감이 있어서 몰입도가 아주 높은 영화이다. 

거대한 물량전을 멀리서 구경하는 재미 대신에 소소한 전투를 그 안에 직접 들어가서 느끼는 스펙타클로 대체한다.

이 영화에는 사실 줄거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데 총 세개의 이야기가 각자 진행되는 가운데 서로 맞물린 지점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특이한 점은 세개의 이야기의 시간대가 다르다는 점인데 단순히 시간대가 맞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의 밀도가 다르게 연출되었다는 점이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병사들이 탈출하는 일주일 동안의 시간 그리고 덩케르크로 병사들을 구하러 가는 민간 어선의 하루 동안의 시간 그리고 덩케르크 상공에서 병사들의 탈출을 돕는 전투기 조종사들의 1시간. 세 개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인셉션에서는 현실과 꿈속의 시간차를 소재로 다루었고 인터스텔라에서는 중력과 우주여행에서 비롯되는 시간차를 소재로 다루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사람이 느끼는 상대적 시간차를 영화적 장치로 했다.

같은 1시간이라도 누구에게는 찰나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엄청나게 긴 지루한 시간처럼 느껴지는 사람마다 느끼는 상대적인 시간의 차이를 2시간에라는 영화 속에 녹여냈다. (그리고 테넷에서는 아예 시간을 거꾸로 돌려 버렸다.)


국뽕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마지막에 어선들이 해변가로 밀려드는 장면, 스핏파이어 조종사가 연료가 없지만 어선들을 구하기 위해 적기를 한대라도 더 격추하기 위해 분투하는 장면, 퇴각한 군인들에게 시민들이 환호로 맞이하는 장면 등은 감동의 여운을 선사했다.


그간의 영화들에 비하면 다소 스케일이 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적 재미로는 역시 믿고 보는 놀란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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