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총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단편집인데 이 여섯 편의 단편을 하나로 이어 주는 짤막한 에피소드들이 세편 등장함으로서 이 단편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역할을 하는 아주 신선한 구성의 단편집이었다.
그래서 별개의 이야기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하나로 이어진 소설을 보는 듯한 특이한 재미를 주었다.
<1. 죽은 자의 테이프 녹취록>
크게 자극적인 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죽음을 앞둔 사람의 독백을 보는 것만으로 되게 섬뜩하면서도 묘한 공포감이 들었다.
이 여섯 편의 소설 중에서도 가장 오싹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고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섭다> 라는게 바로 이런게 아닐까 싶다.
<2. 빈집을 지키던 밤>
빈집에 있으면서 바로 위층에 알 수 없는 존재와 조우.
아주 흔한 설정인 것 같으면서도 그 묘사가 디테일하고 필력이 좋아서인지보는 내내 아주 똥줄을 타게 만드는 후덜덜한 작품이었다.
이 작품을 읽으며 미쓰다 신조의 필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3. 우연히 모인 네사람>
이 역시 아주 흔한 설정 같은데도 불구하고 숨죽이고 읽었던 작품이다.
후반부 샛길을 발견하고 일행이 찾은 발자국을 묘사하는 장면은 너무 소름끼쳤다.
이 이야기에서 처음 <외눈의 외발귀신 >이야기가 나왔을 때 첨에는 흔히 일본 요괴 삽화등에서 볼 수 있는 우스꽝스러운 이미지가 떠올랐다.
허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현실적인 공포로 마주하게 되자 아주 소름끼치게 느껴졌다.
역시 필력의 힘이리라.
<4. 시체와 잠들지 마라>
이 이야기는 호러는 아니었는데 이 여섯편 중에서는 가장 추리에 가까운 성격의 이야기였다.
의문의 노인을 만난 몸이 뒤바뀐 소년.
그 자체로만 보면 신기한 옛날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 아버지의 수학여행을 단서로 추리된 내용을 보면 아주 소름끼치는 이야기가 된다.
한 가지 요소를 살짝 비틀어 줌으로서 이야기를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만들어 버리는 센스에 감탄했다.
<5. 기우메 노란 우비의 여자>
소재로만 보자면 제일 호러스럽고 무서운 이야기 인데도 불구하고 읽을 때는 몰입했으나 다 읽고 나니 별 임팩트는 없었던 이야기.
비도 안오는데 노란 우의를 입은 여자를 보면 조심하자.
<6. 스쳐 지나가는 것>
<알 수 없는 존재가 내게로 다가온다>라는 측면에서 보면 5번의 이야기와 비슷한 소재.
이 역시 서서히 조여오는 묘사가 좋아서 대단히 공포스럽게 읽었지만 여운은 크게 남지 않았다.
그럼 그냥 당분간 집에 들어가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공포감도 다소 반감되기도 했지만 이런 잡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상당히 공포스러웠다.
굉장히 만족도가 높았던 단편집으로서 채 이틀 정도 만에 단숨에 다 읽었다.
단, 책의 표지가 공포스럽긴 한데 왠지 지하철 등에서 읽기엔 왠지 모르게 민망한 표지 덕분에
숨어서 읽느라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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