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일단은 <코즈믹>이라는 제목과 10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분량에 압도되었다.
게다가 <1200개의 밀실에서 1200명이 살해당한다>라는 자극적인 문구도 이 책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본론부터 말하자만 결말부는 실망스러웠다.
솔직히 말하자면 목차를 보고서 약간은 고개를 갸웃했다.
허세가 가득한 목차의 구성들과 오글거리는 제목들을 보고서
약간은 정신이 멍해졌지만 뭘 보여줄려고 그러나라는 기대가 든것도 사실이었다.
말도 안되는 조건에서 벌어지는 밀실살인의 설정도 꽤 좋았으나 같은 패턴의 살인 19개를 연속으로 읽고 있자니 솔직히 조금 읽기 힘들었다.
밀실사건 19개가 끝나고 나니 쏟아지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외우고 누가 누군지 구분하느라 또 다시 난관이 찾아왔다.
그런데 JDC 탐정들의 각자의 개성이 뛰어난데다가 각 캐릭터들마다 고유의 추리 방법들이 설정되어 있어서마치 일본 소년만화 능력자 배틀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보다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으로 읽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꽤 즐거웠다.
특히나 모든 단서들을 수집하면 자동으로 진상을 알게되는 쓰쿠모 주쿠의 <신통이기>나 하늘의 계시를 받는 아마기 효마의 <잠탐추리> 등은 정말로 초능력과 같은 느낌이라서 더욱 만화같은 설정들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진상에 밝혀지기전 각자의 능력으로 각각의 탐정들이 제각각 진상을 알아내는 장면들도 꽤 가슴 벅찬 비장미 같은게 있어서 좋았다.
사실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벌이지는 살인이 많았기에 도데체 작가가 어쩌려고 이러나 읽으면서 내심 노심초사했던것이 사실이다.
이런 제각각의 살인이 성립하려면 <밀실경>이라는 존재가 초자연적인 존재이거나 세계관 자체가 멀티버스 같은 설정이 되어야만 가능한 사건들이었기 때문이다.
<밀실전설>이라는 소설과 현실에서의 사건들이 미세하게 차이가 있고 희생자들의 이름이 달랐기에 설마 멀티버스 세계인건가 하고 의심했었다.
소설의 제목도 <코즈믹> 이었기에 초자연적인 살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앞서 특수설정 미스테리의 책들을 몇권 접했기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다만 <세뇌살인>이라는 결말은 다소 허무했다.
그렇지만 초자연적 살인이거나 멀티버스 세계관 이라는 등의 다소 황당한 결말이 아니어서 솔직히 안심한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이 책은 진상을 파악하기 전까지가 클라이막스였고 진상이 밝혀지자 마자 다소 허탈감이 몰려왔다.
보통의 추리소설들이 진상이 밝혀지면서 클라이막스가 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그래도 클라이막스 전까지 기대감이 최고조에 다다르며 각자의 탐정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진상을 눈치채는 장면까지가 너무 좋았기에 뒷부분의 허탈함은 용서가 된다.
결국은 세뇌에 의한 조작이었기에 실제 밀실살인은 아니었지만 수십건의 기상천외한 밀살 설정들을 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기대만큼의 초대박은 아니었지만 읽는 내내 즐겁게 읽었던 책으로서 후속작이 나온다면 당연히 읽어야겠다고 생각이 들지만 분량이 방대하기에 조금은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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