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 (Prince of Darkness, 1987)

거제리안 2022. 5. 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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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어느 한 교회의 지하실에 보관되어 있는 정체불명의 녹색 액체.

아주 낡아서 언제부서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기계 장치 같은 용기에 보관된 그것은 스스로 용기 속에서 대류하며 살아있는 듯 흘러다닌다.

그것의 정체는 사탄의 아들로서 곧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때가 임박했음을 알고 위기를 느낀 신부와 대학의 과학자들이 교회로 모여들고 이것을 막기 위해 연구를 진행한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정체를 알수없는 무리들이 교회를 둘러싸고 창문에는 벌레들이 꼬이는 등 괴이한 현상들이 지속적으로 벌어진다.

연구원들은 알 수 없는 인물로부터 어떤 계시를 받는 듯한 같은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러던 중 녹색 액체는 서서히 용기 밖으로 빠져 나오게 되고 연구원들은 한두명씩 그것에 감염되어 목숨을 잃거나 악마화되기 시작한다.

몸에 표식이 새겨진 한 여자 연구원의 몸 속으로 들어간 녹색 액체는 마치 임신을 한듯 배가 부풀어 오른 후 마침내 깨어난다.

사탄의 아들은 거울을 이용해 아버지 사탄을 현실 세계로 불러내려 하지만 한 연구원의 희생으로 거울이 깨뜨려지며 가까스로 사탄의 강림을 막는데 성공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기독교적인 오컬트와 SF적인 요소를 섞어서 코즈믹 호러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 사탄을 기독교적인 존재로 묘사했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다른 차원에서 우리 세계로 넘어오려는 어떤 미지의 존재로 묘사한 점은 분명하다.

그리고 사탄의 아들이 기계장치 같은 용기 속에서 액체의 형태로 존재하며 오랜 시간 동안 봉인되어 있었다는 점도 상당히 기발한 발상이었다.

녹색 액체가 본격적으로 행동을 개시하여 사탄의 강림이 시작한 이후는 몰입도가 좋아서 꽤 재미있게 보았지만 전반부는 상당히 지루했기에 전체적으로는 다소 아쉬웠다.

주로 과학자들이 등장하는 만큼 영화의 전반부는 양자역학이나 타키온 등 과학적인 대사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그 깊이가 너무 얕아서 그런 대사들로 흥미를 끌며 러닝타임을 이어나가기엔 많이 약했다.

1999년의 미래로 부터 메시지를 받는다는 설정 덕분에 세기말 적인 느낌도 물씬 나지만 굳이 그 설정이 없어도 영화 진행에는 무리가 없기에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겉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게다가 교회를 둘러싼 부랑자 무리들의 정체를 전혀 모르겠고 그들이 교회를 포위하고 있는 목적도 전혀 알수가 없기에 그들에 의해 고립된 상황 자체에 긴장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들이 사탄을 추종하는 무리인지 사탄의 강림을 막으려는 무리인지 조차도 알 수 없다.

 

더 씽, 매드니스와 함께 묵시록 3부작에 드는 작품이라고 하기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큰 작품이었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더씽, 매드니스 급의 레전드 작품이 될 수도 있는 꽤 괜찮은 소재와 설정이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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