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9명의 번역가 (The Translators Les traducteurs, 2019)

거제리안 2022. 12. 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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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화제의 베스트셀러인 <데덜러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의 원고가 완료되고 이 작품을 각국의 언어로 번역하기 위해 9개 국가의 번역가들이 모이게 된다.

이 작품의 판권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의 사장 에릭은 원고의 외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이들 번역가들을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지하 벙커에 격리하고 2달 동안 번역을 맡기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날 에릭은 해커로부터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원고를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협박을 받게 된다.

당연히 내부에 범인이 있을 거라 판단한 에릭은 이들을 모든 소지품을 검사하고 범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모든 지원을 중단한다고 선언한다.

번역가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각각의 사정과 속내를 이야기하며 지내던 중 한 번역가가 자살을 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직후 또 다시 협박문자가 도착하자 갈등이 극에 달한 이들 사이에서 총격이 발생하는 등 사태는 점점 악화된다.

자포자기한 에릭은 범인의 요구대로 돈을 입금하지만 원고는 그대로 유출되고 에릭은 감옥에 수감된다.

그리고 그를 면회온 번역가 알렉스에 의해 사건의 전말을 전해 듣게 되는데 모든 사건의 주모자는 알렉스였으며 그는 자신의 스승과도 같았던 서점 주인이자 데덜러스의 작가로 알려진 조르주의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이 사건을 꾸몄다고 이야기한다. 

알렉스는 데덜러스의 진 작가였으며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필명을 쓰고 조르주가 그 대역을 맡고 있었다. 알렉스는 자신의 작품을 번역하는 작가들을 감금하는 에릭의 행태에 분노하였고 조르주 역시 점점 탐욕에 물들어가는 에릭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더이상 판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것. 

분노한 에릭은 조르주를 살해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서점에 불을 지른다.

알렉스와의 말다툼 끝에 에릭은 자신도 모르게 이를 자백해 버리고 이들을 지켜보고 있던 경찰들에 의해 에릭은 체포된다.

그리고 비장한 표정으로 유유히 교도소를 빠져나오는 알렉스의 모스을 비추며 영화는 끝난다.

 

클로즈드 서클의 상태에 놓인 9명의 용의자들 간의 치밀한 추리극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스토리에 약간은 실망감이 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원고를 유출한 범인은 의외로 영화의 중반부 쯤에서 정체가 공개되는데 이 바람에 정통 추리극을 기대했던 나는 솔직히 이 타이밍에 바람이 빠져버렸다.

그래서 다소 허탈한 기분이었지만 마음을 추스리고 영화에 다시 몰입하게 되었는데 영화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완벽한 클로즈드 서클 안에 고립된 9명의 용의자들 중에서 원고를 유출한 범인을 찾는 추리극에서 자신의 스승과도 같았던 조르주를 죽게 만든 진법을 찾기 위해 역으로 함정을 판 알렉스의 치밀한 복수극으로 장르가 바뀐 것.

그리고 이후는 알렉스가 영화를 캐리하기 시작하는데 이 부분의 몰입도가 대단했다.

대상을 흥분시켜 스스로 자백을 하게 만든다는 장치는 흔하디 흔한 클리셰지만 알렉스와 에릭 두 배우의 연기가 훌륭해서 오랜만에 소름 돋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다.

물론 중간에 원고를 탈취하는 과정이나 알렉스를 추적하던 비서가 책상 위에 보란 듯 놓여진 사진을 보고 에릭을 엿먹이는 듯의 너무도 딱딱 들어맞게 끔 짜여진 판은 다소 억지스럽다는 느낌도 들기는 했지만 그런 것 쯤 애교로 봐줄 수 있을 정도로 후반부의 몰아치는 장면은 대단했다.

아주 치밀하게 잘 만든 추리물이라고 하기엔 다소 B급 스러운 냄새가 많이 풍기긴 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영화에는 상당히 낯익은데 어디서 봤는지 아사모사한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그들을 찾아보는 것도 은근한 재미였는데 우선 에릭을 연기한 배우는 그 유명한 <매트릭스2> 에서 전직 네오 후보였던 <매로빈지언>을 연기했던 배우였다.

알렉스는 정말 재밌게 보았던 <빌어먹을 세상 따위>에서 유약하기 짝이 없던 <알렉스>를 연기했던 그 배우였으며 카타리나는 <007>과 최근 <블랙 위도우>에도 출연했던 올가 쿠릴렌코.

그리고 다리오 역을 연기했던 배우는 <존윅2>에서 겁없이 존윅의 뒷통수를 치려다 호되게 당하는 조직의 보스로 출연한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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