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돈 워리 달링 (Don't Worry Darling, 2022)

거제리안 2022. 12. 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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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유토피아와도 같은 마을에서 중산층의 꿈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잭과 앨리스 부부.

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은 빅토리라고 불리는 마을로서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남자들은 모두 빅토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정말로 꿈 같은 일상을 보내는 듯 하지만 어딘가 기묘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부인들은 절대로 남편의 업무에 대해 관여할 수 없으며 마을을 벗어나 사막으로 가서는 안되며 특히 빅토리 본부에는 절대로 가선 안된다.

그러던 어느날 앨리스는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단독으로 그 장소를 찾아해메던 중 빅토리 본부에 도착하게 되고 본부 건물의 유리를 들여다 보던 중 정신을 잃는다.

다음 날 멀쩡하게 집에서 깨어난 듯 하지만 이날 부터 앨리스는 알 수 없는 환영들을 보게 되고 이미 어딘가 이상한 증세를 보이던 이웃 마가렛의 죽음까지 목격 후 큰 충격에 빠진다.

뭔가 자신의 삶이 정상적이지 않음을 깨달은 앨리스는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빅토리의 사장 프랭크는 잭의 승진을 축하하는 성대한 파티를 열지만 앨리스는 이 모든 것이 불편하기만 하다.

앨리스는 자신의 고민을 잭에게 털어놓지만 잭은 들으려 하지 않고 도리어 빅토리 측에 의해 앨리스가 감금되는 것을 묵인한다.

그리고 특수한 시술을 받고 돌아오게 되지만 앨리스는 잭의 콧노래 소리를 듣고서는 마침내 각성을 하고 만다.

불행한 삶을 살던 잭은 앨리스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빅토리 회사에게 의뢰하였으며 이들은 가상현실 속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다. 

프랭크는 이 가상현실을 개발했으며 이 가상현실 속의 사람들은 현실의 고통을 외면한 채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남자들은 출근하는 듯 보였지만 빅토리 본부를 통해 현실로 돌아와 침대에 누워만 있는 육체를 케어한 후

저녁이 되면 다시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은 앨리스는 빅토리의 추격을 피해 본부를 향해 차를 몰아 질주하고 마침내 본부에 도착한다.  

그리고 앨리스가 현실로 돌아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의 전반부는 정말 좋았다.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모든 것이 질서정연한 가운데 묘하게 드는 위화감.

예전에 <비바리움>이라는 영화 전반부에서 느꼈던 분위기가 떠올랐고 최근 애플TV의 드라마 <세브란스 : 단절>에서도 이와 유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그 만큼 기묘한 마을의 분위기 묘사는 정말 일품이었다.

그리고 그 기묘함의 한가운데 서있는 플로렌스 퓨가 또 이 영화를 멱살잡고 하드캐리함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반전이 밝혀진 이후 영화는 다소 허무하게 맥이 풀리고 만다.

<매트릭스> 식의 반전은 이제는 거의 <식스센스>나 <유주얼 서스팩트>급의 고전 클리셰나 마찬가지라서 다소 식상했던 것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허술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꽤 많았다.

첫번째로 드는 의문은 앨리스가 목격한 하늘에 떨어지는 비행기는 뭐였을까? 하는 것이다.

앨리스가 마을을 벗어나 본부로 가기 위한 계기가 되었지만 이 후 전혀 언급이 없기 때문에 생각하면 할수록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프랭크의 존재. 

곰곰히 생각해보면 프랭크는 빅토리의 사장으로서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입장이긴 하지만 굳이 저들의 삶에 저렇게 관여해서 마치 영화 <이끼>의 마을 이장처럼 군림할 필요가 있었을까?

빅토리 시스템의 쾌적한 유지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룰은 필요하겠지만 저렇게 전면에 나서서 직접 통제하는게 더 수상하게 보이지 않나? 

게다가 프랭크의 부인 셀리는 왜 영화 마지막에 뜬금없이 프랭크를 찔렀는지.. 전혀 맥락이 없다.

그리고 또 한가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앨리스의 현실 직업이 의사인데 비록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가 있다고는 하나 모든 것을 버리고 가상현실에 뛰어들 정도로 삶이 시궁창이었나? 라는 부분이 가장 몰입을 방해했다.

잭이 상대적으로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 앨리스에게 버림 받을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벌인 일이라고 이해해 보려고 해도
부부의 삶이 그렇게나 밑바닥이었는지 의문이다.

이런 저런 허술함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이런 장르의 영화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반전이 다소 맥빠지기는 해도 심리스릴러에서 SF로 장르가 바뀌면서 주는 기묘한 쾌감은 좋았다.

그리고 배우들이 연기를 워낙 잘해서 기본적인 재미와 몰입도는 있기에 지루하지 않았고 아름다운 경치와 시각적인 연출들 덕분에 눈이 즐거웠다.


아무튼 이 영화를 검색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원래 잭의 배역은 샤이아 라보프가 캐스팅 되어있었는데 그가 하차하게 되면서 감독과 배우의 발언이 엇갈려 다소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감독이 플로렌스 퓨의 뒷담화를 깠다는 둥의 뒷이야기도 있었다고 하는데 스토리 자체도 다소 엉성하지만 그런 좋지 않은 구설수 등으로 인해 흥행실패를 예상했지만 의외로 흥행성적은 또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플로렌스 퓨의 연기력은 두말 할 것 없지만 그와 별개로 참 잘 뛴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뛰는 장면을 보면 마치 탐 크루즈의 전력질주 장면이 떠오르는데 지금껏 많은 여배우들이 영화 속에서 액션을 펼치는 장면들을 보아왔지만 그녀만큼 잘 뛰는 여배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연기도 훌륭하지만 액션에도 잘 어울리는 배우로서 앞으로도 정말 기대되는 배우 중 한명이다. (실제로 마블 시리즈에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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