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새로운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지만 아이디어의 고갈로 좀처럼 진척이 없는 상황에 고민하던 인기 락밴드 <푸 파이터즈>.
이들은 새로운 장소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장소를 물색하던 중 오래 전 흉흉한 사건이 있었던 이후 쭉 비어있던 한 외딴 저택을 발견하고는 그 곳에 스튜디오를 꾸린다.
첫날부터 사고로 스탭 중의 한명이 감전 사로를 당해 사망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전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이 곳에서 녹음을 감행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리더인 데이브가 늦은 시간까지 작업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지하실에서 어떤 녹음 테잎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테잎을 듣던 중 나타난 악령들에게 빙의되고 만다.
그리고 다음날 음식배달원의 죽음을 시작으로 멤버들마저 한명씩 죽어나가고 영화 말미에 데이브는 빙의에서 가까스로 풀려나 정신을 차리게 되지만 이미 멤버들은 그를 제외하고 모두 사망한 상태였다.
알고보니 밴드의 매니저는 평소 사탄을 숭배하는 사탄숭배자였으며 이 모든 일은 그가 꾸민 일이었다.
1년 후, 데이브는 솔로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그는 아직도 악령에게서 풀려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며 영화는 끝난다.
예전에 이 영화를 보려고 한번 플레이를 시켰다가 첫 인트로에 등장하는 잔인한 장면을 보고 스탑시킨 후 오랫동안 버킷리스트에 머무르고만 있던 영화였다. 요즘에 심신이 많이 심약해진 관계로 잔인한 영화들에 대한 내성이 많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팟캐스트 <배드 테이스트>의 리뷰를 듣고서 이참에 다시 한번 시도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잔뜩 B급스런 연출과 CG등으로 만들어낸 분위기도 좋았고 생각보다 잔인하지만 진지하지 않고 도리어 우스꽝스럽기까지한 고어장면도 재미있었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익숙한 인물이 제일 처음 희생자로 나오는 <캐리 킹> 형님이었는데 이 형님은 그 유명한 <슬레이어>의 기타리스트로서 피를 뒤집어 쓰고 죽이는 기타 솔로를 연주하는 폭풍간지의 포스 넘치는 이미지로 나의 머릿 속에 각인 되어있던 그 형님이었다. 그런 분이 여기서는 푸근한 동네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셔서는 이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감전사하는 장면으로 이 영화의 대략적인 분위기를 알려준다.
영화는 이 후로도 <푸 파이터스> 멤버들 각각의 개성을 우스꽝스러운 방법으로 풍자하는 방식으로 채워져 있는데 결정적으로 내가 <푸 파이터즈>라는 밴드를 잘 모르는지라 영화 속 유머들의 제대로 공감할 수 없음이 다소 안타까웠다. 내가 좋아하는 <슬레이어>나 <메탈리카>, <메가데스> 형님들이 출연했다면 아마 훨씬 더 재미있게 보지 않았을까? 또는 윤도현 밴드가 나와서 서로 저속한 욕설을 하며 죽어나가는 내용의 코믹호러물이었다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었으리라.
이 영화는 완전 A급 셀럽들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반에서 풀풀 풍기는 B급의 냄새와 은근 잔인하지만 무겁지 않은 유머러스함이 좋았다.
그리고 점프스퀘어 장면들이 꽤 등장함 불구하고 전혀 무섭지 않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의 미덕으로 꼽을 수 있겠다.
영화 중간중간의 연주장면들에서 등장하는 곡들이 꽤 좋아서 이들의 연주를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평소 <푸 파이터스>를 알던 분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고 이들을 잘 모르더라도 밴드를 주제로 한 호러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신선한 소재의 호러 코미디 영화로서 충분히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단, 전문 배우가 아닌 분들이기 때문에 연기가 약간의 발연기인 점은 어쩔 수가 없는데 나이 지긋한 나름 이바닥에서는 꽤 레전드인 형님들이 앉아서 발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 요소이니 감안하고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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