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자살 방지를 위한 상담센터인 <생명의 전화>에 걸려온 한통의 전화.
상담원 누마타 야에는 자살을 계획하고 있는 다몬 에이스케의 전화를 받게 된다.
다몬 에이스케는 자살을 앞두고서 다섯명의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받지 않으면 자살하려고 했다는 말로 상담을 시작한다.
다행이도 다몬 에이스케는 5일 동안 다섯 명의 친구들과 통화를 했지만 6일 째 날에 통화할 상대가 없어 이곳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상담원 누마타 야에는 상담을 마친 후 다음날 7번 째날에 다몬 에이스케의 행동이 걱정되어 본사에 신고를 하게 되고 이후 다몬 에이스케의 행방을 쫒기 위한 다방면의 추적이 시작된다.
다몬 에이스케의 친구 중 한명이자 미스터리 작가인 하야미 고이치 역시 전화를 받은 이 후 다몬 에이스케를 찾아나서는데 7번째 날 이후 다몬 에이스케는 생사가 불분명한 상태로 실종된다.
실종 장소는 어렸을 때 그들이 함께 놀았던 마타데 시의 다루마 신사.
그리고 이후 다몬 에이스케와 통화를 했던 친구들이 한명씩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는 사고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죽음 맞기 직전 이들에게는 의문의 전화가 걸려왔으며 '다루마가 죽였다'라는 가사의 음산한 노래가 흘러나왔다고 하는데 이 노래는 친구들이 우리나라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놀이를 하면서 불렀던 노래였다.
하야미는 다몬 에이스케 실종에 뭔가 석연치 않은 비밀이 있음을 느끼고 그의 행방을 쫒기 시작한다.
직접 마타데 시를 방문한 하야미 고이치는 과거 그들이 놀았던 다루마 신사 인근에서 <다레마의 귀신 들린 아이>라는 존재에 의해 아이들이 연속해서 실종되는 사고가 있었으며 그런 연유로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 곳에서 놀지 못하게 하며 인근에 가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리고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에게 마치 누군가 기억을 지운 것처럼 희미한 기억의 잔재가 있음을 깨닫고 그 기억을 쫒기 시작한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과거 하야미를 비롯한 친구들의 무리 중에는 그들 6명 외에 과거 요시코 (실제로는 요시히코) 라고 부르던 아이가 한명 더 있었으며 그들이 신사에서 놀던 도중에 요시코가 <다레마의 귀신들린 아이>에게 납치당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목격하게 된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충격적인 사건이었기에 아이들에게 방어기재가 작동해 자신들도 모르게 그 기억을 봉인하고 살았던 것.
그렇게 30년의 세월이 흐른 후, 삶을 비관한 다몬 에이스케가 생명의 전화에 걸었던 전화를 받은 누마타 야에는 그의 이야기를 듣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가 과거 잃었던 아들 요시히코 (요시코)의 죽음을 알고도 모른 채 했던 아이들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전화를 건 다몬 에이스케 라는 사실.
누마타 야에는 잊고 지낸 과거의 상처가 떠오르며 아들을 위해 그의 죽음과 관련된 이들을 죽이기로 마음 먹었고 그렇게 연쇄살인을 저질렀던 것이었다.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연쇄살인을 담당하고 있던 경시청의 수사관 엔가쿠 형사가 과거 <다레마의 귀신 들린 아이> 였으며 지금은 비록 몰락한 집안일지라도 과거의 거대했던 집안의 영향력으로 그의 악행들은 무마되고 경시청의 형사로 신분 세탁을 하고 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엔가쿠 형사가 다소 사건에 비협조적이었던 것도 그의 악행이 드러날까 두려워 사건을 교묘히 축소시키며 뭍으려 했던 것으로 판명난다.
마지막에 누마타 야에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엔카쿠 형사와 벼랑에서 동반 자살을 시도하지만 안타깝게도 엔가쿠 형사는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심지어 과거처럼 엔가쿠의 악행은 드러나지 않고 누마타 야에의 연쇄살인에만 언론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하야미 고이치는 그의 소설을 통해 진상을 폭로하려는 다짐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개인적으로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읽었던 작품들은 추리보다는 호러가 부각되는 작품들이었다.
최근에 읽었던 <노조키메>라는 작품에서 처음으로 추리 요소가 들어있는 파트를 읽은 적이 있는데 호러작가로만 알고만 있던 그의 작품세계에서 추리요소를 접하며 신선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음산한 호러의 분위기를 풍기지만 큰 틀은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 추리작가로서의 <미쓰다 신조> 작품은 처음 읽은 셈인데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꽤 괜찮은 수작이었다.
음산한 분위기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의 진상은 꽤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했다.
아이들의 봉인된 기억이라는 설정은 숨겨진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게 만드는 장치로서는 훌륭했지만 초자연적인 것이 배제된 상태에서 6명의 아이들 모두가 동시에 겪는 봉인된 기억이라는 장치는 아무래도 현실성이 떨어지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TF라는 단서를 통해 엔카쿠와 누마타 야레 각각 진범을 연속으로 밝혀내는 이중추리는 흥미진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기계적인 트릭처럼 느껴져서 아쉬웠다.
(아무래도 다중추리라는 요소 자체를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듯 하다.)
주인공을 비롯해 5명의 친구들이 등장할 때만 해도 스티븐 킹 원작의 IT 소설과도 같은 전개로 흘러갈 줄 알고 상당히 기대가 컸는데 하야미와 오오니타 다츠요시를 제외하고는 거의 비중이 없이 등장했다가 퇴장하는 점도 다소 아쉬웠다.
900페이지에 가까운 장편소설이기에 잠시 기대를 했지만 아무래도 한권의 소설에서 6명의 개인사를 모두 다루는 것은 부담이 있었나 보다.
이래저래 아쉬운 소리를 늘어놓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미스터리와 호러가 접목된 흥미로운 이야기여서 만만찮은 분량임에도 하루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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