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재밌었다.
조스 웨던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적당히 유쾌하면서도 잭스나이더 특유의 느낌까지 같이 살아 있어묘한 분위기를 냈다.
부분적으로 구멍이 뚫려있는 듯한 기분도 들지만 완성도를 떠나서 재미적인 측면만 보자면 만족스러웠다.
눈뽕도.
새로운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제법 성공적인 데뷔였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아쿠아맨과 플래시가 돋보였다.
아쿠아맨은 마초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원더우먼 올가미에 걸터 앉아 푸념하는 장면에서는 귀여운 느낌까지 들었다.
바닷물과 함께 등장하는 씬들에서는 간지 빼놓지 않고 탑재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배트맨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서 의외로 둘의 케미가 맞는 거 같아서 앞으로 기대가 된다.
플래시는 실수투성이에 떠벌이 캐릭터를 맡고 있는데 매력있다.
원더우먼의 칼을 건네주는 장면은 대단했다.
아쉬운 점은 달릴 때의 모션이 좀 이상하다는 것.
의도된 연출인 것처럼 보이는데 왜 그렇게 허우적 허우적 이상한 포즈로 달리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사이보그는 다소 아쉽다.
원래도 상대적으로 비중이 좀 적은 캐릭터이긴 하지만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부족했다.
능력을 제어하지 못해서 의지와 상관없이 무기가 작동한다거나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설정들은 맘에 들었다.
원더우먼은 < 배트맨 vs 슈퍼맨 > < 원더우먼 > 에서 간지 + 매력 폭발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기대에 비해서는 다소 아쉬웠다.
특히나 전작들에서 슈퍼맨과 맞먹을 듯한 힘으로 묘사됬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에서는 너무 약한 느낌이 들어서 파워 밸런스 조절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장면에서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기관총을 팔로 막는 장면 만큼은 명장면이었다.
배트맨 덕후로서 배트맨은 매번 실망의 연속이다.
흔히들 말하는 배트맨 보정이라고 하는 것이 전혀 없었고 특유의 간지는 전혀 없었다.
< 배트맨 vs 슈퍼맨 >에서는 인간 악당들을 줘패는 사이다 장면이라도 있었지만 여기서는 보는 내내 그냥 돈 많은 아저씨 정도의 느낌 밖에는 없었다.
초능력이 없는 인간으로서 괴물들 틈바구니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배트맨 특유의 사기급 지략가라는 설정이 거의 어필되지 않아 매력 없는 캐릭터로만 느껴졌다.
앞으로 솔로영화가 나온다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라는 느낌이 든다.
슈퍼맨은 여기저기서 울트라맨 ( DC세계관 내 평행우주속 다른 지구의 악당버전 슈퍼맨 )이 아니냐는 식으로 까이고 있는데 부활 직후에 보여준 모습을 보면 여전히 울트라맨 같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조금은 따뜻해진 느낌이 들어 그나마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 맨 오브 스틸 >을 정말 좋아하는 나로서는 후속작에서 그 매력을 좀더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 외에 과거 전투씬에서 그린랜턴이 등장해서 너무나 반가웠다.
그랜랜턴 팬으로서 앞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두번째 쿠키에서 렉스루터와 만나기 위해 등장하는 데스스트로크도 반가웠다.
스테판 울프라는 빌런은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빌런이다.
캐릭터들 소개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다 보니 정작 빌런에 대한 설명은 거의 생략되고 당위성도 없이 그저 마더박스만 찾아 헤매는 모습으로 그려졌던 것 같아 아쉽다.
그렇지만 테미스키라에서 아마존들과 싸우는 장면은 꽤 좋았다.
DC코믹스와 애니메이션을 정말 정말 좋아하는 나로서는 워너브러더스의 행보에 고구마 백만개를 먹은 것 같은 답답함을 느낀다.
제발 좀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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