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

거제리안 2018. 7. 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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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덕분에 참으로 여러번 보았지만 그동안 못보고 있었던 것들이 이제사 이해가 되어 잠시 기록을 남긴다.

볼거리가 풍성하고 잘만든 애니메이션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설명이 불친절한 부분이 있다라고 생각해왔는데불친절한것이 아니라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너무 작품을 띄엄띄엄 보아온 내 자신에 대한 자책을 먼저 하게 된다.

우선 제목에 대한 몰 이해.

센과 치히로를 왜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치히로>가 본명이고 저쪽 세상에서의 이름이 <센>이었다.

자신의 본명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면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완전히 이쪽 세상에 묶여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하쿠> 역시 그런식으로 자신의 본명을 잊어버린 존재였다.

두번째로 하쿠의 정체.

하쿠 쟤는 사람이야 요괴야 라는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하쿠는 <고하쿠>라는 이름을 가진 일종의 강의 신 같은 존재였다.

치히로가 하쿠에게 친근함을 느끼는 이유는 어렸을 적 고하쿠 강에 빠진 적이 있고 그때 하쿠가 치히로를 살려준 기억이 내면에 잠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쿠가 강의 신이라는 암시는 복선으로도 깔아주는데 그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오물의 신> 인줄 알고 있었던 요괴를 친절히 대해주고 그 몸속에 오물들을 모두 제거해주자 그는 마치 용과 같은 형태의 본 모습으로 돌아가 고맙다는 말을 남기면서 승천을 하게 되는데 바로 이때 하쿠는 강의 신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품었다.

세번째로 가오나시의 정체.

솔직히 이것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전까지는 그저 성격이 이상한 손님 정도로 생각했지만 유바바는 여관에 들이지 말아야 할 존재 정도로 묘사하는 것을 봐서는 기존의 손님들과 같은 위치는 아닌 것 같다.

외로움과 결핍을 상징하는 존재 정도라는 것 정도만 알겠다.

이 애니는 여러번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느끼는 것들이 새삼 많았다.

불평 많고 철없는 <치히로>와 당차고 용기있는 <센>.

같지만 다른 두 자아에 대한 이야기 정도가 주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적인 측면 외에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스팀 펑크 분위기로 디자인된 온천의 내.외부 정경은 상당히 취향 저격이었으며 수평선을 배경으로 바다열차를 타고 지나가는 장면은 고요하고 쓸쓸하지만 굉장히 신비스러운 느낌이 들어 너무 좋아하는 장면이다.

가끔 너무 유명한 작품들을 볼 때는 이렇듯 너무 유명하고 모두가 알기 때문에 무신경하게 흘려보다가 뜻하지 않게 깨닫는 부분들이 종종 있는데 멍 때리다가 뜻하지 않은 진리를 깨달은 듯 소소한 깨달음을 얻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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