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큐어 (Cure, 1997)

거제리안 2019. 6. 14. 09:04

 

 

 

 

<스포 있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1997년 작 큐어를 이제야 보게 되었다.

일본 미스터리 장르의 영화를 보게 되면 특유한 건조하고 적막한 고요함 같은 것이 있는데 이 영화 역시 처음부터 끝가지 그런 느낌으로 도배질이 되어있어서 고요한 새벽에 앉아 차분하게 감상하기에 너무 좋았다.

단순히 초능력이나 미스터리 같은 소재와 관련된 연쇄살인을 다룰 줄 알았으나 영화의 의외로 나는 누구인가? 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과감히 던진다.

마미야라는 남자가 바닷가에서 첫 등장해서 "넌 누구야?"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질때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남자가 기억을 상실해서 습관적으로 되묻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계속 해서 너는 누구냐고 묻는 이유는 근본적인 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마미야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일종의 최면을 거는데 평소 일상에서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본 모습을 일깨워주고 억눌린 분노를 반강제로 표출시켜준다.

경찰에서는 서로 가해자들간에 전혀 연관점이 없는 점 때문에 곤혹스러워 하다가 마미야라는 인물이 연관되어있음을 밝혀내고 그를 찾게 된다.

타카베 형사는 그와 만나면 위험하다는 친구의 경고를 무시하고 마미야와 마주한다.

타카베 형사는 일종의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내와 살면서 억눌린 스트레스를 마미야를 통해 겉으로 드러낸다.

그것은 아내의 자살이라는 환영으로 마저 나타난다.

영화의 후반부에 타카베 형사는 마미야를 결국 총으로 죽인다.

그리고 아내의 죽음 이후 영화상에서 처음으로 상쾌한 모습으로 식사를 하는 타카베의 모습이 비친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바로 억눌린 스트레스에서의 해방을 의미한다.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종업원이 타카베와 대면 이후 식칼을 들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끝나는데 타카베가 마미야를 계승한 것으로 이해된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앞에서 말했든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만 영화가 던져주는 주제 또한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물론 장르영화적인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단, 마미야와 타카베가 왜 사람들에게 그런 행위를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언급되지 않는다.

사명감인지 개인적인 일탈인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아쉬움이 남지만 이 정도는 남겨두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반응형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인 마일즈 다운 (Nine Miles Down, 2009)  (0) 2019.06.17
엘르 (Elle, 2016)  (0) 2019.06.17
참극의 관 (The Funhouse, 1981)  (0) 2019.06.11
네크로맨틱2 (Nekromantik2, 1991)  (0) 2019.06.11
글래스 (Glass, 2019)  (0) 2019.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