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아카이브 (Archive, 2020)

거제리안 2020. 10. 12.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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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주의 >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등장인물 별로 많이 등장하지 않아서 인물들에게 줄구장창 집중하는 영화.

이 영화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아내의 의식을 아카이브라는 시스템에 저장해놓은 남자의 이야기다. 

 

아카이브에 저장된 아내의 의식은 무한정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200시간의 기한이 정해져 있다.

남자는 인공지능 로봇을 연구하는 사람으로 이미 개발되어 있는 J1, J2 의 후속기종인 J3를 개발 중이며 J3에 아내의 의식을 이식하려는 계획을 회사 몰래 진행중인 남자.

이 영화는 영화 중반까지 J2의 감정선을 충실히 보여준다.

J1을 언니라고 부르며 간혹 실수를 해서 남자에게 잔소리를 듣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 영화들에게서 보여진 로봇들에게서 느껴본 적 없을 정도의 감정이 이입되며 연민을 가지게 되었다.

완성된 J3에게 자신의 다리마저 내어주게 되며 마침내 J3는 호수 속으로 들어가 자살한다.

와.. 이때 느껴지는 우울감과 쓸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후 영화는 J3와 남자 간의 갈등을 비춰주는데 남자의 아내의 기억을 가지게 된 J3는 혼란스러운 자신의 정체성에 괴로워하고 남자 역시 자아가 있는 J3에게 아내의 기억을 주입하게 되면 J3의 자아를 죽이는 것이 되기 때문에 괴로워한다.  

아내를 향한 남자의 마음이 얼마나 큰지 이해하게된 J3는 자신에게 아내의 기억을 주입하는 것을 허락한다.

그리고 영화는 결말을 보여준다. 

아카이브에 저장된 기억은 아내의 것이 아니라 남자의 기억이었다. 

교통사고로 죽은 것은 남자였으며 아내는 살아서 남편의 기억을 아카이브에 저장시켜 놓은 것이었다.

아내가 딸과 함께 마지막으로 재생시킨 남편의 기억을 뒤로하고 아카이브를 떠나며 영화는 끝난다.

마지막 반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임팩트가 있었고 잠시 정신이 멍해져 있었다.

영화속 내용들이 아카이브에 갇혀있는 200시간 동안 왜곡된 남자의 기억들이었다니...

과거 <야곱의 사다리> 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유사한 소재인 <소스코드>라는 영화도 생각났다.

영화의 분위기도 매우 마음에 들고 내용도 꽤 괜찮은 수작 SF 영화였다.

다만... 반전은 좋았지만 그 반전으로 인해서 그렇게나 가슴먹먹했던 J2의 이야기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려서 너무 마음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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