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과거 러시아 괴담 중에서 흥미로운 것이 있었다.
지하 수천미터 깊숙한 곳에서 녹음된 소리가 있었는데 마치 아비규환의 지옥에서 사람들이 지르는 고통에 찬 비명소리 같은 것이 녹음된 것이다.
그래서 무저갱의 지하에 정말로 지옥이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식의 섬뜩한 이야기.
이 영화는 실제로 러시아에 있는 <수퍼딥>이라는 동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 하다.
사실 위의 괴담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영화의 소재를 접하고서 SF로 흘러가다가 지옥과 관련된 이야기로 연결되는 <이벤트 호라이즌>과 같은 전개를 기대했다.
SF와 오컬트의 조합. 흥미롭지 않은가?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기대와는 다르게 <크리쳐물>이었다.
사실 미치의 바이러스와 그로 인해 감염된 크리쳐에게 공격당하는 영화는 수도 없이 많다.
과거 <레비아탄>과도 같은 영화가 그러하다.
그러나 심해나 우주, 깊은 숲속 등을 무대로 하는 크리쳐 영화들과 차별화 되게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깊숙한 땅속이라는 배경은 신선했다.
무려 지하 12킬로미터라는 아득한 지하에서 두꺼운 얼음층에 의해 철저하게 외부세계로부터 봉인되어 있던 곰팡이 생명체.
영화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마치 동충하초와도 같이 인간에 기생하여 소위 <개미집>이라 불리는 군락으로 보내 거기서 포자를 퍼뜨려 모두를 감염시킨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대부분의 크리쳐 영화들이 그러하듯 이 영화의 결말도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되지만 기존의 크리쳐물들과는 조금 다르게 전개되는 연출 탓에 뻔하지 않은 맛이 있었다.
조금은 어색한 연출이나 뭔가 앞뒤가 안맞는 장면들도 좀 있었는데 러시아 영화라는 생소한 지역색 뭍혀서 그런지 그런 요소도 개인적으로는 신선하게 느껴졌다.
매우 혐오스러운 크리쳐의 비쥬얼을 잘 구연했고 지하 12킬로미터라는 설정탓인지 몰라도 숨막히는 고립감과 같은 것이 답답하게 잘 느껴져서 몰입도도 꽤 좋았다.
아주 잘만든 영화라고 하기는 조금 애매하고 리뷰들을 읽어보니 취향에 따라 아주 별로인 평가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색다른 느낌의 영화여서 제법 재미있게 즐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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