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블랙박스 (Black Box, 2020)

거제리안 2022. 4. 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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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자신도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겨우 깨어났지만 모든 기억을 잃은 채로 하루 하루 기억을 더듬으며 딸과 함께 살아가던 주인공 놀란은 자신의 기억을 되찾게 해준다는 브룩스 박사와 함께 최면 치료를 시작한다.

그녀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기억 속으로 조금씩 들어가지만 아내의 얼굴을 비롯해 사람들의 얼굴들은 뭉개진 채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놀란은 기억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기괴한 모습의 괴물을 거듭 만나게 된다.

브룩스 박사는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은 사고 후 후유증이며 괴물의 존재 역시 사고 후 뇌가 일종의 자기 방어를 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억 속을 들여다 보면 볼수록 낮선 기억들 속에서 알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은 놀란이 아니라 토마스라는 인물이었고 현재의 기억 역시 놀란의 것이 아닌 토마스 자신의 기억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혼돈을 겪으며 브룩스 박사를 추궁하자 토마스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으며 어머니인 그녀가 토마스의 기억을 데이터로 백업 후 적당한 신체를 물색하던 중 마침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놀란의 신체에 기억을 주입하고 기억이 되살아 나기를 기다히고 있었다고 실토한다.

토마스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지만 되살아난 기쁜에 아내를 찾아가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린다.

하지만 자신의 복귀를 전혀 기뻐하지 않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아내에 격분해 그녀와 다투다가 머리를 맞고 쓰리진다.

놀란의 딸 에이바 앞에서 깨어난 토마스는 또 다시 혼돈에 빠져 브룩스 박사를 찾아가고 그는 자신의 기억 속에 등장해 완전한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괴물을 소멸시키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 기억 속으로 들어간다.

마침내 괴물과 마주하게 된 토마스는 그 괴물의 정체가 소멸되지 않은 놀란의 기억임을 알게 되고 놀란의 기억을 완전히 소멸시키기로 한다.

기억 속에서 놀란과 격투를 벌이던 중 놀란의 딸 에이바의 고함 소리를 듣고서 토마스는 마침내 기억해 내고 만다.

토마스는 아내와 딸에게 가정폭력을 일삼는 폭력적인 인물이었으며 자신이 죽은 이유는 그날도 폭력을 휘두르며 아내와 다투던 중 아내가 그를 밀어서 계단에서 굴렀다는 사실을.

마침내 눈을 뜬 것은 토마스가 아닌 놀란.

불행한 기억이 떠오른 토마스는 자신이 돌아갈 곳이 없음을 깨달았는지 놀란을 죽이지 않고 포기한 것으로 보여진다.

드디어 모든 기억이 완전히 돌아온 놀란은 에이바와 함께 손인사를 하며 재회한다.

토마스의 아내는 딸과 이사 준비를 하고 토마스의 어머니 브룩스 박사는 백업된 토마스의 기억 데이터를 확인하며 영화는 끝난다.

 

사실 영화는 기억과 관계된 스릴러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감상을 시작했는데 온몸의 관절을 꺾는 괴물이 등장해서 상당히 놀랐다.

게다가 인물들의 얼굴이 뭉게진 장면들도 꽤 비쥬얼이 음산해서 스릴러 영화가 아니었구나 라고 뒤늦게 깨달았다.

중간에 기억의 주체가 달라지는 반전은 상당히 임팩트 있었지만 덕분에 잘 쌓아올린 호러적인 분위기가 SF로 환기되면서 사라져 버린 부분은 좀 아쉬었다.

그래도 괴물의 정체가 다름 아닌 놀란이었다는 또 한번의 반전도 꽤 좋았고 토마스가 놀란을 기억을 되돌려주고 자신이 기억으로만 남는 선택을 한다는 엔딩은 꽤 맘에 들었다.

기억과 신체를 바꾼다는 설정 덕분에 장르가 SF가 되는 것은 피할 길이 없음은 잘 알겠지만 그 전까지의 기묘한 분위기가 너무도 좋았기에 장르가 바뀌며 분위기가 환기되는 부분은 미묘한 아쉬움을 들었다.

그리고 영화적 반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당연히 놀란이 괴물처럼 묘사되고 사람들의 얼굴이 뭉게져 있었어야만 했겠지만 그냥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면 토마스에게 그들이 굳이 왜 그런 모습으로 보여졌는지에 대한 마땅한 이유가 없어서 아쉬웠다.

아이디어가 좋았고 꽤 재미있었지만 조금 더 살을 붙여서 영화적 완성도를 조금만 더 높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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