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고속버스 여행을 가던 도중 괴한들에게 의문의 연구소로 납치된 여성.
이 여성은 자신의 뱃속에 아이가 있다고 말하며 영화는 시작.
그리고 시간은 흘러 현재.
폐허가 된 연구소에서 피투성이로 걸어나가는 소녀.
그 소녀는 건달들에게 협박받던 강희를 본의 아니게 구해주고 그녀의 집에서 당분간 지내기로 한다.
강희는 아버지의 유산문제로 건달 용두에게 끊임없이 협박에 시달리고 있었고 강희의 집으로 찾아온 용두 일당을 무시무시한 초능력으로 헤치운다.
그리고 동시에 소녀를 쫒고 있는 토우 무리들과 조현의 팀.
용두를 앞세워 소녀를 찾아온 토우 무리들은 조현의 팀과 충돌하게 되고 전투가 시작된다.
전투 속에서 강희와 남동생은 참혹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그들의 죽음에 분노한 소녀는 토우들을 모조리 끔살한다.
그리고 나타난 1편의 주인공 구자윤.
그녀는 소녀가 자신의 쌍둥이 동생이라고 말한다.
영화 인트로의 임신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쌍둥이가 구자윤과 소녀였던 것.
구자윤은 소녀를 데리고 사라진다.
그리고 엔딩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조현과 톰이 깨어나 그들을 쫒으러 가자는 대화를 나누며 끝난다.
되게 재밌을 수 있는 이야기인데 연출이 문제인지 연기가 문제인지...
전체적으로 캐릭터들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대부분이 멋있으려는 척을 하는게 너무 뻔히 보여서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불편하기만 한 욕설과 잔뜩 힘줘 부릅뜬 눈, 틈만 나면 들이키는 양주, 건들거리는 몸짓과 중2병스런 썩소 등으로 일관하며 내 손발을 오그라뜨렸다.
그저 욕이나 내뱉으며 눈에 힘만 준다고 악역이 악역스러워지는게 아닌데 너무 1차원적인 악역들을 보고 있자니 솔직히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오그라 들어가는 영화를 보며 힘들어 하는 와중에 그나마 진구가 연기한 용두가 나타나 영화를 살렸다.
배우 진구가 연기한 용두 캐릭터는 멋있는 척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멋스러웠고 상당히 절대된 연기로 악역으로서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소녀 캐릭터의 연기는 꽤 좋았지만 설정이 너무 촌스러웠다.
어마어마한 초능력을 숨기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순진한 소녀 라는 컨셉은 바로 옆동네 미드 기묘한 이야기에도 실시간으로 등장하고 있는 클리셰 중의 클리셰 컨셉인데 그것을 너무 90년대 일본만화 같은 감성으로 풀어내서 너무 촌스럽게 느껴졌다.
대식가에다 먹을 것에 집착하는 주인공은 전형적으로 90년대 유행하던 컨셉이 아닌가...
물론 유행은 돌고 돌기에 현재의 입맛에 맞게 잘 연출할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 90년대 감성 그대로 연출해서 촌스러웠던 것 같다.
스토리를 집어 보자면 스토리는 거의 없었고 설정만 존재했다는 느낌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조현의 팀과 토우 무리들이 왜 싸웠는지 잘 모르겠고 굳이 러닝타임을 왜 2시간 17분이나 해야 했었나 싶을 정도로 쓸데 없는 장면들도 너무 많았다.
기본적으로 아무리 망작이라도 눈뽕을 채워주면 어느 정도 평가가 후해지는 편인데 그렇게 보자면 액션은 꽤 괜찮았다.
하지만 슈퍼맨처럼 외계인이거나 엑스맨 같이 돌연변이거나 그런 설정이 아닌데도 단순히 실험실에서 실험을 당했다는 사유로 엑스맨의 진 그레이급의 초능력을 구사하는 것은 조금 납득이 힘들었다.
눈은 만족하고 있지만 머릿 속으로는 뭔가 이게 아닌데 싶은 묘한 위화감이 계속 들었다.
그래도 마지막 장면에서 토우들을 끔살하는 장면은 속시원해서 좋았다.
1편도 약간 손발이 오그라들긴 했었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었다.
반면 2편은 3편을 위한 2시간짜리 예고편을 본 느낌이다.
30분 정도면 될 이야기를 2시간으로 늘여놓은 느낌.
내지는 마블에서 전체 스토리를 위해 중간에 하나씩 끼워 넣는 솔로 영화 같은 느낌.
이런 초능력 눈뽕물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 아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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