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멘 (Men, 2022)

거제리안 2022. 7. 21.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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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이혼을 두고 남편과 격렬하게 다툰 후 낙심한 남편이 옥상에서 투신하게 되는 충격적인 일을 겪은 하퍼 말로.

그녀는 이후 생활을 정리하고 한적한 시골의 숲속 외딴 집으로 이사를 한다.

하퍼는 집주인 제프리에게 안내를 받은 뒤 들뜬 마음으로 평화롭게 집 주변을 거닐던 중 터널에서 나타난 남자 실루엣에게 쫒기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집 주변을 서성이는 나체의 녹색 남자를 보고서 기겁하여 경찰에 신고하고 남자는 경찰에게 잡혀간다.

이어 그녀는 인근의 교회에서 만난 신부님과 가면을 쓴 이상한 아이에게서 불쾌한 일을 겪고 또 마을 술집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녹색남자가 풀려났다는 말을 전해듣는다.

연이은 불쾌한 일에 언짢은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온 하퍼는 집 주변에서 남자 경찰과 마을 남자들이 서성이는 것을 목격한다.

패닉에 빠진 하퍼는 마을 남자들에게 대항하지만 연이어 기괴한 일들이 벌어진다.

제프리가 차로 하퍼를 치려고 쫒아오다가 벽에 부딫히며 차는 대파를 하게 되는데 어리둥절해 있는 하퍼의 앞에는 제프리 대신 나체의 녹색남자가 참혹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남자는 갑자기 출산(?)을 하기 시작하는데 충격적이게도 출산해서 나온 아기는 불쾌한 신부의 모습을 하고 있고 그 신부가 다시 가면을 쓰고 있던 불쾌한 아이를 출산한다.

연이은 출산의 연쇄로 모든 마을 남자들이 한번씩 출산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나타난 남자는 자신의 남편 제임스.

제임스와 하퍼는 소파에 앉아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다음 날.

하퍼의 친구가 임산한 몸을 이끌고 하퍼의 집으로 찾아오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처음에는 그냥 영화 <이끼>처럼 타지인에 대해 배타적인 지역주민들을 소재로 한 내용을 포크호러적인 분위기로 풀어낸 영화로만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전혀 예상 밖의 영화였고 요 근래 본 영화 중에서 제일 으스스하면서도 기분나쁘고 아스트랄한 영화였다.

하퍼의 남편인 제임스를 제외하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남성들은 로리 키니어라는 남자 배우 1명이 모두 연기했다는 점도 상당히 특이하다.

심지어 소년 캐릭터까지 모두가 그 남배우의 얼굴을 하고 있는데 그 덕분인지 이 영화는 매우 기묘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낸다.

그런 기괴한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배경이 되는 자연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운데 그 둘의 대비가 묘해서 상대적으로 공포감을 더 배가시키는 듯 하다.

먼지 구덩이 창고에서 바퀴벌레 한마리 쯤 나오는 것은 별 느낌이 없지만 먼지 한톨 없는 깨끗한 실내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면 상대적으로 매우 불쾌하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영화의 도입부가 되는 집주인 제프리의 등장부터 왠지 모르게 묘한 불쾌함을 주고 제프리가 퇴장으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싱그러운 숲속 장면이 펼치지며 불쾌감을 잊는가 할 때 쯤 터널 속에서 기분 나쁜 괴성과 함께 달려오는 남자의 등장은 정말 소름끼쳤다.

귀신이 등장해서 무서운 것과는 다른 소름끼치고 으스스하면서도 뭔가 불쾌한 아주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늦은 밤길에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느끼는 막연한 경계심 같은 것을 나도 남자이기에 100% 이해할 수 없겠지만 이 터널 장면에서 내가 느낀 감정이 아마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어서 나체의 남자가 등장한다. 

사실 나체의 남자는 공격을 하지도 않고 위협을 하지도 않고 그저 주위를 서성일 뿐이지만 더 없이 소름끼친다.

그리고 나타난 신부와 가면 쓴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은 하퍼에게 폭언을 퍼붓고 신부는 정중한 태도를 취하지만  마찬가지로 하퍼에게 폭언과 다름 없는 말을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등장하는 남자 경찰관과 마을 남자들.

모두 같은 얼굴을 하고서 하퍼와 관객에게 불쾌함을 선사한다.

바로 이때 쯤 모두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남자들의 모습이 단순히 으스스한 분위기를 내는 장치로서만 사용된게 아니라 이 영화가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남성들의 충격적인 출산의 연쇄 장면.

쉣!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충격적인 장면이었지만 저 장면이 뭘 상징하는 것인지 알수 없어서  영화가 끝나고서도 얼떨떨한 상태로 생각하다가 한가지가 떠올랐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인간의 삶의 모습이 바뀌면서 그 형태는 계속해서 바뀌어 왔지만 여성들이 남성에게서 느끼는 근원적인 공포(내지는 경계심)는 여전히 존재하고 남성의 태도 역시 정도와 형태의 차이는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여전히 존재한다라는 것을 시각화 한 것이 아닐까?

주관적인 뇌피셜일 뿐이지만 이 영화가 그것을 시각화한 것이라고 한다면 피부로 와닿게 성공적으로 잘 표현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남자인 나도 보면서 영화 속 남성들에 대한 소름과 불쾌감이 극에 달했으니까.

이 영화에 대한 대중의 평가가 어떠할지 잘 모르겠다. (물론 호불호가 매우 심할 듯 하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너무 일반화되고 편협한 시각을 극대화 한것이 아니냐라는 불만과 논란이 생길 법도 한 조심스런 주제이다.

물론 논란이 되려면 그만큼 영화가 대중성이 있어 널리 이슈화가 되어야 하는데 대중성과는 지구에서 안드로메다 만큼이나 먼 영화이니 논란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여성의 남성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내지는 경계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소재적으로 매우 신선했고 그것을 이런 기괴한 형태로 풀어낸 형식 면에서도 매우 신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포영화로서 너무 기분나쁘고 으스스하면서 무서웠다.

여담으로 이 로리 키니어라는 배우 매우 낮이 익었다.

다니엘 크레이그 007 시리즈에 나왔다고 하는데 그 영화에서는 어떤 역이었는지 기억이 안나고 뒤늦게 생각난게 블랙미러 1편에서 개고생하는 그 영국 총리로 등장하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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