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해리슨 씨의 전화기>
은퇴한 갑부 해리슨씨에게 책을 읽어주며 소일거리를 하는 동네 소년 크레이그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오싹한 구석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소년 크레이그의 성장기를 다루는 내용이라 다 읽고 나면 무섭다기 보다는 녀석 잘 크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아빠 미소가 지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늦은 나이에 아이폰이라는 신문물에 눈을 뜬 해리슨 씨와 크레이그 소년의 대화를 보고 있으면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대화같은 푸근함이 있지만 약간의 긴장감 같은 것도 은근히 느껴져서 묘한 재미가 있다.
죽은 자와 전화로 소통하는 내용은 아주 흔하디 흔한 괴담의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처음 접하는 것 마냥 신선한 이야기로 탈바꿈한 그의 필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해리슨 씨의 폰에게서 온 문자 CCC aa가 무슨 뜻인지는 결국 밝혀지지 않고 끝나지만 뜻을 알 수 없는 메세지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오싹하고도 기묘한 느낌을 주었다.
도리어 뜻이 있는 메세지가 왔다면 오히려 오싹함이 반감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소름끼치는 이야기를 기대한 나로서는 소년의 성장기와도 같은 이야기에 살짝 실망한 감은 있지만 꽤 괜찮은 이야기였다.
<척의 일생>
3막 2막 1막 역으로 진행되는 구성으로 인해 가지는 묘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3막은 흡사 코스믹호러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지구가 망가져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재난을 겪고 있는 와중에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고마워요 척" 이라는 메세지들이 기묘하면서 오싹한 느낌을 가지게 했다.
2막 1막은 그 척이라는 인물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어렸을 때 부모를 잃고 조부모와 살았던 집에서 죽음을 미리 보여주는 기묘한 방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자신의 죽음을 알게 된 척.
그리고 시간이 흘러 척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한 사람의 죽음은 그 사람이 알고 있던 한 세상의 죽음과도 같다는 메세지가 3막과 연결된다.
다시 생각해보면 3막은 좀 뜬금없고 억지로 끼워 넣은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호러 요소는 별로 없고 오히려 소년의 성장드라마와도 같았던 2막 1막의 전반부에 상당히 호러스러운 분위기의 3막을 배치함으로서 <척의 일생>이라는 한편의 이야기에 이야기의 풍성함을 더해주고 여운도 좀 더 크게 남는 듯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3막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끼워 넣은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피가 흐르는 곳에>
책의 제목과도 같은 동명의 제목인 만큼 이 이야기가 이 책의 메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이야기는 <미스터 메르세데스> 라고 하는 소설의 후속 이야기라고 한다.
그래도 나름의 독립성이 있겠지 싶어서 읽어 보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전작의 등장인물들과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그런지 몰입이 어려웠다.
그래서 전작인 미스터 메르세데스를 먼저 읽고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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