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격으로 멘붕에 빠진 베스.
그녀는 남편의 유품을 살피던 중 이상한 메모들을 발견하게 되고 또 남편의 폰에서 자신을 닮은 여성들의 사진을 발견하는 등 남편에게 자신이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음을 깨닫고 그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베스는 남편 오웬이 책을 구입했던 서점에서 그의 폰에 있었던 사진 속의 여성을 마주하게 되고 오웬과 그 여성 사이에 있었던 일을 전해 듣는다.
연이은 충격으로 베스는 심적으로 엄청나게 괴로운 가운데 오웬의 유령일지도 모르는 존재에게 끊임없이 시달리고 또 꿈인지 환영인지 알 수 없는 경험들을 하며 혼란스런 시간들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숲 속에서 자신의 집과 유사하게 지어진 폐건물에서 흉물스런 물건과 함께 바닥에 숨겨진 시신들을 발견한다.
베스는 지금까지 그녀가 추적한 남편의 행적들을 꿰어 맞춰 봤을 때 이 모든 일들이 남편이 저지른 일임을 깨닫고 충격에 빠진다.
베스는 또다시 자신 앞에 유령처럼 나타난 오웬에게 절규하지만 남편이라고 생각했던 그 존재는 뜻 밖의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유년시절 사고로 잠시 숨이 멎었던 경험을 했던 베스.
베스는 죽음 뒤에 아무 것도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자신도 모르게 사후세계의 존재와 조우했던 것이다.
저승사자인지 악마인지 모를 그 존재는 베스를 다시 만나기 위해 그 뒤로 계속해서 베스의 주변을 멤돌고 있었고 오웬의 귓가에 그녀를 다시 보내달라고 은밀히 속삭이고 있었다.
악마의 속삭임에도 불구하고 하마 베스에게 해를 가할 수 없었던 오웬은 악마의 힘을 약화시키는 주술을 행하여 악마를 헷갈리게 만든 뒤 자신의 집과 비슷한 공간에서 베스와 닮은 여성들을 살해해 악마에게 보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악마가 포기하지 않자 베스를 지키기 위해 오웬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
악마는 이번엔 베스에게 직접 속삭였고 보트를 타고 물위로 나가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친구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다.
베스는 텅 빈 보트 위를 바라보며 보일 듯 말듯한 무언가를 바라보며 영화는 끝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 너무 좋았다.
일단은 최근 들어 많이 심약해진 관계로 점프스퀘어를 끔찍히도 싫어하는데 자비롭게도 이 영화에는 깜놀 장면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유령과 유사한 존재가 등장하긴 하지만 베스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묘사하는 심리 스릴러의 성격이 더욱 강했기에 공포에 떨지 않고 정말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더욱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 정말 좋았던 점은 바로 유령의 정체였다.
영화는 끊임없이 유령의 정체가 남편인 듯 묘사를 하고 있고 그런 남편은 베스가 알고 있는 그런 선량한 사람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 영화의 포인트는 남편의 정체가 아니라 바로 유령의 정체였다.
유령의 존재는 이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칭하지 않는데 그 점이 너무 좋았다.
단순히 베스의 영혼을 노리는 악마이거나 영화 데스티네이션처럼 베스의 목숨을 거두려는 저승사자같은 존재라고 했다면
도리어 영화가 유치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베스가 어렸을 때 경험한 찰나의 죽음에서 베스는 어떤 존재와 마주했고 그 존재는 베스를 잊지 않고 계속해서 그녀의 주위를 멤돌았다.
해석하기에 따라서 식상한 전개일 수도 있지만 목숨을 거두어 가려는 저승사자가 아닌 사랑에 빠져 미친 스토커처럼
묘사한 점이 너무 신선했다.
그리고 오웬은 그런 베스를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마침내 살인까지 불사하며 그 존재와 싸우다가 결국 목숨이 다한 것이다.
이 관점으로 영화를 감상하니 너무나 신선했고 심리묘사가 훌륭하다 못해 지독하게 느껴졌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영화의 전반부에 등장했던 오웬의 메모와 정체불명의 설계도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최근에 유튜브에서 본 <이상한 집>과 같은 내용을 떠올렸다.
오웬이 집을 짓는 장면들과 겹치지며 이 집에 이상한 장치들이 되어 있고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 일 것이라고 짐작하며 잔뜩 기대했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였다.
나의 기대와는 다른 영화였지만 그것이 실망보다는 커다란 반전으로 느껴지며 오히려 한방 먹은 듯한 기분 좋은 여운을 남겼다.
이 영화에서는 점프스퀘어 대신 시각적인 트릭들로 공포를 주는데 착시와도 비슷한 묘한 시각 효과들이 주는 오싹한 느낌이 일품이었다.
호러와 스릴러를 오가는 묘한 분위기가 일품인 영화로서 공포라는 감정보다는 이 영화가 주는 상당히 깔끔하고 고급진 느낌의 오싹함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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