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하나의 가족은 과거 교통사고로 인해 아빠는 다리 불구가 되었고 엄마는 혼수상태에 빠져 있으며 동생은 얼굴에 심한 흉터를 입은 채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가족 모두가 심각한 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으나 자신만 멀쩡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하나.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집으로 돌아왔는데 엄마의 모습은 하나가 알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버지는 엄마가 성형수술을 해서 그렇다고 이야기 하지만 어쩐지 의심스럽다.
모습은 다르지만 평소와 같은 엄마의 모습을 보며 의심은 자연스레 사라지고 평온한 일상이 이어진다.
그러던 어느날 동네 친구 준을 우연히 만난다.
준은 좀비와 같이 얼이 빠진 모습을 한 엄마와 살고 있었으며 원인 제공자로 정신과 의사인 하나의 아버지를 의심한다.
준과 하나는 차츰 가까워지며 점점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가 되는데 어느날 준은 동생 루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동생 루나는 5년전 사고로 죽었다는 과거의 기사를 준이 보게 된 것.
그리고 준은 이어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지금 하나 엄마의 모습을 한 여자를 예전에 병원 앞에서 본적이 있다고.
멘붕에 빠진 하나는 아빠와 말다툼을 하게 되고 아빠는 그럴리 없다고 극구부인한다.
어딘가 수상한 가족의 비밀을 파헤치던 하나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된다.
엄마는 아빠의 환자였으며 정신과 의사인 아빠가 최면을 걸어 진짜 엄마와 현재의 엄마의 영혼을 바꿔치기 한 것.
동생이 루나 역시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육신은 다르지만 실제의 동생의 영혼이 들어간 채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아빠는 가족에게 위협이 되는 준을 토끼의 영혼과 바꿔치기해 준의 엄마와 같은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병원 안에서 기르고 있는 토끼들은 그런 식으로 토끼의 영혼과 바꿔치기 당한 실제 사람의 영혼이 들어있는 존재들이었다.
아빠는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결과는 가족의 파국을 불러오고 말았다.
엄마의 임신 사실을 알고서 아빠는 숨을 거둔다.
그리고 엔딩에서는 태어난 아기와 함께 있는 가족의 모습이 비춰지며 영화는 끝난다.
기본적으로 가면을 쓰고 있는 동생의 모습부터가 상당히 미스터리하고 동네에 붉은 눈을 한채 멍때리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등 매우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많았기에 꽤 기대를 하고 영화를 감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복잡한 감정이 들게 만드는 영화였다.
워낙에 이쪽 영화를 많이 본 탓인지 아빠가 뭔가 의심스럽다는 생각은 가지고 영화를 보았지만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중간 중간 최면이 흔들릴 때마다 눈이 괴이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등의 소름끼치는 연출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좀비와 같은 모습을 한 마을 사람들도 영화의 분위기를 으스스하게 만드는데 한몫했다.
그리고 가족을 바꿔치기 한다는 반전이 나왔을 때는 꽤 뒷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단, 그 이후의 전개는 다소 과하지 않았나 싶다.
최면 가지고는 약했는지 아예 영혼을 통째로 바꿔치기 한다는 설정까지 등장하게 되는데 그래도 이때까지는 그럴 수 있지 싶었다.
하지만 토끼와 사람의 영혼을 바꿔치기 한다는 설정에서는 나의 영혼도 허공으로 빠져나감을 느꼈다.
충격적이긴 했다.
영화는 매우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지만 어째서인지 B급스런 분위기가 풍기며 그 진지함을 반감시키기 때문에 그 부분은 아쉽다.
마지막 장면에서 아빠가 엄마의 임신한 배를 어루만지는 부분은 뒤에 아기에게 최면을 걸어 나중에 자신이 아기로 태어나는 것을 암시한다고 한다.
이 사실은 나중에 결말 해석을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몰입도도 있었고 꽤 재밌게 보았지만 아주 괜찮다고 말하기에는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 묘한 헷갈림의 여운을 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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