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파자마 파티에서 자신도 모르게 친구의 손가락을 물어뜯고 집으로 도망쳐 온 소녀 매런.
아버지는 황급히 매런과 함께 짐을 챙겨 집을 뜨는데 아버지는 마치 이런 일이 올것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 아버지는 어느날 녹음테이프를 남겨두고 매런을 떠난다.
매런은 자신의 엄마에 대한 행방을 남긴 아빠의 기록을 듣고서 엄마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녀는 할아버지 설리를 만나 <이터>라고 불리는 자신들의 존재와 냄새로 동족을 인지할 수 있는 능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어딘가 묘한 느낌의 설리가 불편했던 매건은 그를 떠난다.
그리고 어느 도시에서 자신과 같은 또래로 보이는 리를 만나 그와 동행을 시작한다.
어느 날 그들의 식욕을 채우기 위해 한 남자를 식인하게 되는데 그에게 부인과 자식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서 매런은 크게 자책한다.
그리고 마침내 매런은 정신병원에 있는 엄마와 만난다.
충격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엄마가 매런에게 보인 반응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식인을 하는 자신과 같은 괴물이 된 딸을 보고 저주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매런을 죽이려 한 것.
병원을 도망쳐 나온 매런은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고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살려는 리와 뜻이 같지 않음을 깨닫고 그를 떠난다.
그 직후 매런은 다시 설리와 만나게 되는데 설리에 대한 자신의 불쾌한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자 설리는 크게 화를 내며 그녀를 떠나간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과 공감해 줄 사람은 리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다시 리를 찾은 매런.
매런은 리가 가족을 학대하는 아버지를 먹어치우며 본성에 눈을 떴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이렇게 이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공감하고 연인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다시 매런을 찾아온 설리에 의해 평범한 듯 보이던 이들의 일상은 무너진다.
리의 여동생 케일라를 찾아가 먹고서 매런을 찾아온 설리를 저지하다가 리는 칼에 찔리고 만다.
가까스로 설리는 제압했지만 중상을 입은 리.
리는 매런에게 자신을 뼈까지 먹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매런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말대로 리를 먹기 시작하고 엔딩에서 언덕에 앉아있는 두사람을 비추며 영화는 끝난다.
과거 <렛미인> 유럽판을 보고서 너무 감동해 앉은 자리에서 바로 2회차 감상을 한 적이 있다.
이 영화가 끝났을 때 비슷한 가슴 먹먹함을 느꼈다.
그리고 <스프링>이란 영화도 떠올랐다.
최근에는 호러 영화의 범주가 점점 넓어지면서 장르가 아주 다양해지기 시작했는데 로맨스를 거의 보지 않는 나같은 이들에게는 이런 형태로 나마 로맨스물을 접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이 영화에는 <이터>라고 불리는 이들이 등장한다.
단순히 식인을 즐기는 연쇄살인마가 아니라 어떤 유전적인 이유로 식인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들이 만난 이들 중 정상인이지만 자신의 기호에 의해 식인을 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매런은 그를 매우 혐오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아무튼 남들과 다른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매런에게 리는 큰 의지가 되는 인물이었다.
중간에 한번 그를 떠나기는 했지만 결국 그와 의지하며 두 사람은 살아가게 된다.
반면 매런의 엄마와 설리는 그렇지 못했다.
그들은 의지할 사람이 없었고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고 가다가 결국 괴물과도 같은 모습이 되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설리와 엄마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고 의지할 사람이 있었다면 리와 매런처럼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반대로 리와 매런에게 의지할 상대가 없었다면 엄마나 설리처럼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엄마가 매런을 헤치려 한 장면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이 영화가 소재가 식인을 다루고 있어 고어한 장면이 몇몇 등장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의 정서가 잔잔하기 때문에 그 톤을 쭉 유지하는데 그 장면 만큼은 호러 영화의 그것처럼 소름끼치는 반전이었다.
엄마를 찾기 위해 온갖 냉대를 무릎쓰고 그렇게나 힘들게 찾아왔는데 그런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 하다니.
물로 호러 영화에서 나오는 그것과는 다르게 소름끼치지만 엄청난 슬픔을 품고 있고 있기는 했지만..
그리고 그런 엄마마저도 자신을 헤치려 했기에 매런에게는 리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존재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렇게 어렵게 만난 상대와 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사실 리가 설리에게 비닐을 뒤집어 씌는 장면에서 이미 고구마를 100개 삼킨 듯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아.. 쟤 죽겠구나...
왜 둔기로 내리치거나 하지 않고 저렇게 미련한 공격을 했을까.
너무 안타까워 탄식이 나왔다.
영화에 엔딩에서 리와 매런이 함께 있는 장면은 리의 뼈까지 모두 먹은 매런이 그의 영혼과 한몸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아니었을까 유추해 본다.
너무도 안타까워서 저 엔딩이 상징적인 장면이 아니길 바래보지만 이성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 장면은 상징적인 장면이 맞기에 더욱 안타깝다.
생각해보면 영화상에서 이들이 뼈까지 모두 먹어치우는 것에 대해 뭔가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암시하는 장면이 여러번 등장한다.
근데 따지고 보면 마지막에 매런이 리를 먹어치운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서 다소 의아한 부분이 없진 않다.
이 영화 역시 원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원작 소설 안에서는 그 의미에 대해 보다 명확한 내용이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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