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인피니티 풀 (Infinity Pool, 2023)

거제리안 2023. 3. 5.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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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제임스 포스터는 소설가로서 다음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아내 엠과 함께 라톨카 섬으로 휴가를 온다.  

이들은 호텔에서 만난 개비, 알반 부부와 친하게 지내게 되는데 개비는 포스터에게 은근 추파를 던지는 듯 보인다.

어느날 호텔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귀가하던 중 운전을 맡은 제임스가 길에서 행인을 치게 되고 당황한 이들은 뺑소니를 친 채로 호텔로 복귀한다.

하지만 다음날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현지에서 구금되고 제임스에게는 현지법에 따라 피해자의 아들에게 죽음을 맞이하라는 판결이 내려진다.

절망에 빠진 제임스에게 형사가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복제인간을 만들어 대신 처벌 받게 할 수 있다고.

이를 수락한 제임스는 비용을 지불하고 자신이 복제인간이 칼에 찔려 죽는 것을 참관한다.

개비와 알란을 다시 만난 제임스는 그들과 함께 어떤 모임에 참석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제임스와 같은 경험을 한 자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부자들이었고 자신의 재력을 이용해 무슨 짓을 해도 복제인간으로 형을 피할 수 있는 이 곳으로 휴가를 온 무리들이었던 것.

제임스는 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타락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단지 쾌락을 위해 다시 살인을 저지르지만 그들의 처형은 복제인간으로 대체된다.

그리고 이번엔 제임스의 복제인간을 만들어와서 제임스에게 죽이게 만들지만 이건 아니라고 느낀다.

다음날 출국을 시도하다가 이들에게 붙잡힌 제임스.

개비는 제임스에게 온갖 조롱을 퍼부으면서 자신들이 제임스를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을 밝힌다.

제임스는 도망치지만 개비의 총아 맞아 쓰러지고 그날 밤 결국 제임스는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복제인간을 죽인다.

다음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각자의 집으로 복귀하는 이들.

하지만 제임스는 얼빠진 모습으로 다시 리조트로 돌아와 비를 맞으며 앉아있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처음에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제임스와 같이 나도 얼빠진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아들 브랜든 크로넨버그의 작품이라는 것을 영화가 끝난 후 정보를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전 그의 영화인 포제서는 이 영화에 비하면 매우 대중적인 영화였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사실 이 영화의 주제는 비교적 명확한 편인데 그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난해하고 몽환적인 연출들이 많아서 오히려 다른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고 헷갈리게 만들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SF와 뒤섞인 묘한 분위기의 지독한 사회비판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가상의 국가가 등장하는 경우는 보통 SF장르나 판타지 장르 등 현실과는 경계가 뚜렷한 영화들에서 나오기 마련이기에 초반부 영화를 보며 왠지 알수 없는 위화감이 든다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전혀 예측 못한 타이밍에 복제인간이라는 소재가 불쑥 등장해 적잖이 당황했다.

보통 복제인간을 다루는 영화에서는 오리지널 인간과 클론의 심리와 자아를 다루며 주로 인간성에 대한 주제를 던지기 마련인데 이 영화에서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복제인간을 사용했다는 점이 특이했다.

그렇다면 주제는 역시나 부유층에 대한 풍자과 유전무죄 무전유죄인 사회 비판이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제임스와도 쿨하게 인사를 하고 자기 갈길을 가는 이들을 보며 다소 의아했다.

전날 그렇게나 제임스를 조롱하며 심지어 총상을 입하기까지 한 자들이 저렇듯 태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학교폭력 사태나 각종 사회문제들을 보면 가해자들이 너무나도 뻔뻔한 경우를 쉽게 볼수 있다.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을 끌어안고 트라우마에 시달리지만 가해자들은 아주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간다.

심지어 자신이 폭력을 가했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한 것이 바로 이런 세태를 비판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결국 세계 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최근 미아 고스라는 배우의 행보가 꽤 눈에 띄는데 과거에는 청순하면서도 약간 신비로운 분위기의 역할을 주로 맡았다면 최근에는 여러 작품에서 지독한 악녀로 등장하거나 퇴폐미를 물씬 풍기는 역할을 선보여 흥미롭다.

게다가 그녀의 연기 변신이 꽤 성공적인 것 같아 앞으로의 행보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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