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이니셰린의 밴시 (The Banshees of Inisherin, 2022)

거제리안 2023. 5. 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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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마을에서 절친이었던 콜름과 파우릭.

어느날 콜름은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한다.

영문을 알수없던 파우릭은 몇번이고 콜름을 찾아가지만 콜름은 단호하기만 하다.

게다가 콜름은 파우릭이 찾아올때마다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말한다.

허풍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집앞에 던지고 간 콜름을 보고 파우릭은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우릭이 포기하지 않자 콜름은 자신의 손가락 네개를 잘라 파우릭의 집 앞에 던져두고 간다.

그런데 파우릭의 당나귀가 그 손가락 중 하나를 집어먹다가 목에 걸려 죽고마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분노한 파우릭은 콜름을 찾아가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선언한다.

집이 모두 불탄 후 죽은 줄 알았던 콜름은 태연하게 나타나 파우릭과 대화를 나눈다.

당나귀의 일은 정말 미안하다고.

그리고 두사람의 모습을 비추며 영화는 끝난다.


줄거리를 두 주인공 위주로 소개했지만 이 영화에는 파우릭과 콜름 두 사람 외에도 여러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파우릭과 같이 사는 여동생 시오반, 동네 바보이자 신스틸러 도미닉

그 외에도 도미닉의 아버지와 동네 상점 여주인, 정체를 알 수 없는 노파 등등 여러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에서 충실하게 극을 받쳐주고 있다.

처음에 이 영화의 시놉을 봤을 때는 아일랜드 내전과 관계된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두 친구가 갈라서게 되는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영화를 보고 나니 절교의 동기가 너무나 얼토당토 않은 이유여서 얼떨떨하기 까지 했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과연 무었이었나?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함 마저 느껴졌다.


사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절교를 통보받은 파우릭이 불쌍하게 느껴진다.

콜린 파렐의 절정의 연기가 더해져 정말 감정이 극도로 이입이 된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그의 행동들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오죽하면 동네 바보 도미닉 마저 그에게 한소리 하겠는가.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일방적인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닌가 싶다.

아일랜드 내전을 배경으로 한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가 아닌가 싶다.

시오반을 향한 도미닉의 일방적 구애, 그리고 그녀에게서 거절당하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도미닉의 행동도 같은 맥락으로 비쳐진다.

한편 콜름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극적인 장치였겠지만 자신의 얼마남지 않은 삶 동안 곡을 쓰고 싶다고 하면서 손가락은 왜 자르는 것인지.

차라리 발가락을 자른다면 적어도 곡은 쓸 수 있지 않은가?

일방적 통보, 일방적 구애 

결국 두 사람은 똑같은 짓을 한것이 아닐까?


약간 모호한 주제로 영화를 보면서 아리송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워낙 훌륭해서 눈호강을 제대로 할 수 있었다.

비록 조연이지만 그 특유의 미친 연기를 선보인 베리 키오넌의 연기는 정말 미친 것 같다.

같은 의미로 <더 배트맨> 후속작에서 조커로 분할 그의 연기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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