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엑소시스트: 더 바티칸 (The Pope's Exorcist, 2023)

거제리안 2023. 5. 22.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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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줄리아는 죽은 남편이 남긴 유일한 유산인 한 낡은 수도원 건물을 수리해 팔 생각으로 자녀들과 함께 스페인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큰딸 에이미와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충격으로 말을 잃은 아들 헨리.

이들 세식구는 이렇게 이 낡은 수도원에서 살게 된다.

내부 공사중 지하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인부가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지고 집안에서 알 수 없는 소음이 들리는 등 기묘한 일들이 이어지는데 그러던 어느날 아들 헨리가 뭔가에 빙의되는 일이 벌어진다.

사건이 교황청에 접수되자 교황은 베테랑 구마사제인 가브리엘 아모르트를 호출해 이들의 집으로 파견한다.

가브리엘 신부는 사태가 심상찮음을 깨닫고 젊은 신부 토마스과 구마의식을 시작하지만 악마는두 신부의 죄의식을 교활하게 이용하며 이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통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방법을 찾기 위해 건물을 살펴보던 가브리엘 신부는 건물 지하에 교황청의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는데 그 비밀은 과거 교황청의 흑역사 와도 같았던 추악한 종교재판이 다름 아닌 악령에 빙의된 신부에 의해 시작되었었다는 충격적인 기록이었으며 교황청은 이 내용을 숨기기 위해 각종 기록들을 수도원의 지하에 뭍고 봉인해 버렸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헨리에게 빙의된 악마는 지옥의 왕인 아스모데우스로서 과거와 같은 짓을 되풀이하기 위해 가브리엘 신부를 이용해 교황청에 숨어 들어가려하던 것이었다.

가브리엘 신부는 선량한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아스모데우스를 몸에 받아들인 후 그 상태로 목숨을 끊으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 인트로에 사람에게 빙의된 악마를 돼지의 몸에 빙의시킨 후 돼지를 잡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후반부를 위해 깔아놓은 충실한 복선이었다.)

가브리엘 신부는 이대로면 악마에게 몸을 빼앗길 큰 위기에 빠지지만 가브리엘 신부의 조언에 따라 라틴어 기도문을 외운 토마스 신부의 기도에 의해 가까스로 아스모데우스를 다시 지옥으로 돌려보내는데 성공한다.




영화는 바티칸의 수석 구마사제로서 실제로 수많은 구마의식을 행해 온 것으로 알려진 실존 인물 가브리엘 아모르트 신부를 모델로 하여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영화상에서의 가브리엘 신부는 농담도 슬슬 던지면서 동네 아저씨 같이 친근한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고 빙의된 자들을 마주하면 대부분 정신질환 등의 처방을 내려주며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런 그가 정신질환이 아닌 진짜 악마를 마주하는 순간 마치 소년만화의 주인공 같은 포스가 느껴질 정도로 각잡고 태세전환하는 부분이 이 영화의 감상포인트. 

개인적으로 엑소시스트 소재의 영화는 왠지 모르게 딱딱한 느낌이 들어 자주 챙겨보지는 않는 편인데 러셀 크로우가 신부 역을 맡았다는 사실이 흥미로워 감상을 시작했다.

영화는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엑소시스트 영화의 공식대로 진행이 되는데 구마의식의 순서가 어느 정도는 뻔하기 때문에 자칫 지루해질수도 있었지만 러셀 크로우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해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좋았지만 후반부의 특수효과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는 문구가 무색해질 정도로 전체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이질감이 느껴져서 오히려 없는게 낫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공포스럽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시원시원한 맛이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가브리엘 신부의 캐릭터성이 너무 좋아서 시리즈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엔딩을 보게 되면 < 앞으로 이 두명의 신부가 악마를 퇴치하러 다니는 내용의 시리즈를 만들겠소>라는 암시를 대놓고 하는 듯해 약간의 기대감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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