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렌필드 (Renfield, 2023)

거제리안 2023. 5. 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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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수십년 동안 드라큘라의 시종 노릇을 하던 렌필드가 지긋지긋한 직장상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을 고생을 하는 영화.

미국으로 건너온 드라큘라의 먹잇감을 찾아 다니던 렌필드는 마약상의 아들 테디와 마찰 빚다 위기에 빠진 정의로운 경찰 레베카를 구해주게 된다.

물론 순수한 피를 원하는 드라큘라에게 그녀를 갖다바치기 위함이었지만 그녀의 순수한 정의감에 감화되어 렌필드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삶을 다시 시작해 보려한다.

그는 먹잇감을 물색하기 위해 기웃거리던 심리 치료 모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점점 용기를 얻어 마침내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드라큘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렌필드의 집을 찾아낸 드라큘라는 그가 치료 모임을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 모음을 찾아가 멤버들을 몰살한다.

그리고 자신을 배신한 렌필드 대신 세계정복 꿈을 이루기 위해 마약상 테디와 손을 잡는다.

테디는 자신을 체포했던 레베카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레베카의 언니를 납치하게 되고 레베카는 언니를 구하기 위해 렌필드와 함께 테디의 본거지로 향한다.

그리고 드라큘라의 능력을 일부 전수받은 테디의 패거리들과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렌필드 역시 마찬가지로 드라큘라의 능력 일부를 사용해 패거리들은 물리치는데 성공하지만 드라큘라 본체의 거대한 힘에 맞서기는 역부족.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레베카가 인터넷에서 본 마법진을 구축하는데 성공하고 가까스로 드라큘라를 마법진에 가두는데 성공한다.

그들은 드라큘라에게 처절한 폭력을 가한 후 말그대로 가루를 내 시멘트와 섞어 폐기한다.

드라큘라의 힘은 상처를 회복시키고 죽은 이를 소생시키는 효과가 있어 그의 피는 따로 뽑아 보관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드라큘라에게 희생된 치료모임 사람들과 레베카의 언니를 소생시킨 후 해피한 결말로 영화는 끝난다.


우선은 언제부터인가 한물간 B급배우의 이미지로 굳어버린 니콜라스 케이지를 다시금 A급 영화에서 볼 수 있어 너무 반가웠다.

사실 이 영화를 A급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개인적으로는 B급 냄새가 나는 A급 영화의 범주에 당당히 넣고 싶다.

영화는 전형적인 코믹호러물로서 특히나 고전 드라큘라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정말 깨알같이 재밌는 요소들이 많은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호러물은 좋아하지만 고전 드라큘라 영화는 단편적인 이미지들 외에는 거의 접해본 적이 없었기에 나도 모르게 놓친 재미포인트들을 생각하면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든다.

단편적인 이미지들만을 가지고도 이렇게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은데 정말 고전 호러영화 찐팬이라면 영화 초반부 고전 영화 패러디 장면들에서 얼마나 짜릿했을까.


고전 드라큘라 스토리를 갑을관계, 워라벨, 라떼는 말이야, 가스라이팅 등의 현대사회의 핵심 키워드와 뒤섞으며 그려내고 있는 점이 정말 재미있다. 

전체적으로 밝고 가벼운 분위기와는 별개로 고어의 수위는 매우 높은 편이지만 가짜 티가 물씬 풍기기 때문에 잔인하다는 느낌보다는 도리어 액션의 호쾌함을 강조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드라큘라로 분장한 <니콜라스 케이지>는 고전영화에서 드라큘라를 연기했던 <크리스토퍼 리>배우와 장면 장면에서 꽤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최근에 유니버셜에서 끊임없이 다크 유니버스를 만들려는 시도를 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고전 호러의 주역들은 이제는 올드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로 굳어진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각종 미디어에서 뱀파이어는 여전히 익숙하고 인기있는 소재로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정작 뱀파이어의 원조인 드라큘라는 크게 인기가 없는 것을 보면 근거 없는 우려는 아니다.

최근에는 수십년 동안 누적된 장르영화의 식상한 클리셰들을 아예 소재로 삼아 가지고 노는 메타장르의 영화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영화 <렌필드>를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등이 이제는 식상하고 고리타분한 클리셰의 끝판왕들이라면 이들을 가지고 정공법으로 접근하지 말고 차라리 그런 식의 메타장르로 접근해보면 어떨까?

다크 유니버스를 그런 식으로 접근한다면 마블 유니버스 같이 꽤 유쾌한 영화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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