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우연히 작년 쯤에 배트맨 1,2,3,4를 정주행을 했었는데 오늘을 위해서 였나보다.
너무 좋았다. ㅠㅠ새로 DCU의 수장이 된 제임스 건이 엉망진창이 된 DCEU를 뒤집어 엎고 새로 리부트 하겠다라는 계획을 발표한 뒤라 그런지 약간은 김이 샌 감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역대급이라는 리뷰들을 보고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보았다.
과연 영화는 재밌었지만 다크나이트급이라는 등의 유튜버들 설레발은 이제 좀 지친다.
이 영화는 코믹스 플래시포인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과거 역대 배트맨 배우였던 마이클 키튼과 조지클루니가 등장하고 슈퍼맨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와 슈퍼맨이 될 뻔 했던 니콜라스 케이지 등이 나오는 등 <스파이더맨3 : 노웨이홈>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엑스맨 시리즈의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가 떠올랐다.
MCU처럼 처음부터 정교하게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나름의 시리즈를 이어나가다가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라는 걸출한 작품을 뽑아낸 엑스맨 시리즈.
처음부터 설계된 스토리가 아니기에 설정 충돌도 많고 흑역사도 꽤 있어 뒤죽박죽인 세계관도 정리하면서 재미도 놓치지 않았던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 조금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런 역할을 하기에는 플래시포인트라는 원작이 제격이긴 하다.
다만 코믹스 중에서도 꽤 명작에 속하는 플래시포인트를 벌써 꺼내들기에는 좀 아깝지 않은가 라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에서는 슈퍼맨 대신에 슈퍼걸이 등장하는데 기존의 슈퍼걸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지만 존재감이 상당해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로 좋았다.
다만 이야기 구조상 이 세계의 슈퍼걸은 죽거나 러시아 기지에 붙잡혀 있거나 둘중 하나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DC영화에서 볼 수는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아쉬었다.
추억의 조드 장군과 파오라를 다시 볼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배트맨 빠로서 밴 애플렉 배트맨과 마이클 키튼 배트맨을 둘다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는데 초반 오프닝 애플뱃의 박력있는 액션도 너무 좋았고 키튼뱃의 날렵하면서도 여유있는 액션이 너무 좋았다.
최근에는 온갖 짤들로 고통받으며 조롱거리가 된 듯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그래, 이게 배트맨이지" 싶은 액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재밌었던 점은 블랙 플래시의 존재이다.
10대의 플래시가 흑화해서 생긴 버전인데 코믹스에서 유명한 <다크나이트 : 메탈> 시리즈에 등장했던 레드데스를 떠오르게 하는 점이 재밌었다.
영화의 타이틀이니 만큼 플래시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워낙에 기존 잭스나이더 버전에서 뛰는 동작이 이상하다는 등의 조롱을 많이 받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조롱들을 오히려 자학개그처럼 활용해서 감독과 배우가 정말 대인배구나 싶었다.
심지어 그 자학개그가 영화의 가장 재밌는 포인트 였다는 점.
물론 다른 개그장면들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영화 오프닝의 병원구출씬은 CG때문에 다소 말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좋았다.
MCU의 퀵실버와 그 유명한 엑스맨 퀵실버와는 다른 확연한 플래시만의 느낌이 느껴져서 좋았고 특히 도시를 달리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에즈라 밀러 1인 2역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다보면 전혀 1인 2역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마치 두명의 배우가 연기를 하는 듯 자연스러웠던 점이 놀라웠다.
최근 사생활 구설수 때문에 이후 DCU 영화에서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만큼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기에 더욱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재밌게 본 영화이지만 앞으로 DCU가 리부트되면서 아마도 이 영화는 이벤트성 영화로 남겨질 공산이 더 크다.
원더우먼과 아쿠아맨 등이 성공했고 블랙라벨 조커의 성공, 그리고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이 평가가 좋았지만 사실 초라하기만 했던 지난 10년간의 DC를 돌아보면 씁쓸하기 그지 없다.
10년 역사의 성공적인 마무리로 평가되는 인피니티 워 & 엔드게임과 같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더욱 안타깝다.
그리고 이 영화가 재밌었기에 그리고 앞으로는 이 배우들과 캐릭터들을 볼 수 없다는 가능성이 크기에 또 안타깝다.
진작에 좀 잘하지 그랬어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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