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매드 갓 (Mad God, 2022)

거제리안 2023. 12. 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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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신의 분노를 때려 맞은 바벨탑이 파괴된 이후 지옥이 된 세상.

한명의 어쌔신이 지상으로 내려온다.

서류가방을 들고 목표점을 향해 차근히 다가가는 어쌔신.

각종 위협을 피해 지하로 침투한 그는 고통받는 다른 생명들을 방관하며 묵묵하게 자신의 임무만을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 그가 서류가방 속의 시한폭탄을 설치하지만 폭탄은 불발되고 어쌔신은 파수꾼 괴물에게 끌려간다.

수술실 같은 곳에 끌려온 병사는 의사에 의해 해부되고 의사는 그의 몸에서 태아처럼 생긴 생명체를 꺼내 누군가에게 보낸다.

태아를 받아든 사람은 연금술사라는 존재.

그는 태아를 이용해 빅뱅을 일으키고 우주가 새로 생성된다. 

그렇게 생성된 우주가 오랜 시간을 지나 현대의 모습이 되었을 때 쯤.

어쌔신이 설치했다가 불발된 시한폭탄이 다시 작동을 시작하고 세상은 또한번 망한다.


두번째 어쌔신과 관련된 장면들, 그리고 연금술사의 조수와 관련된 장면 등이 등장하지만 생략하고 큰 줄기 위주로 스토리를 정리해 보았다.

일본 만화 <블레임>의 세계관에 <H.R.기거>의 텍스쳐를 입힌 것 같다는 생각을 보는 내내 들게 했던 이 영화는 스타워즈, 로보캅, 쥬라기 공원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필 피펫이라는 레전드가 30년에 걸쳐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부분적으로 실사영화가 삽입된 구간이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있다.

그런데 그 퀄리티가 어마어마하다.

80~90년대 특수효과 전문가가 만들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아날로그적이고 스팀펑크적인 디자인으로 도배가 되어있는데 덕분에 끝없이 펼쳐진 파이프 & 전선들, 그리고 수많은 톱니바퀴와 굴뚝 들을 질리도록 감상할 수 있다.

그래서 나같은 디스토피아 덕후들은 환장할만한 영화이지만 고어적인 묘사와 더불어 더러운 묘사도 많아서 그 부분이 불호라면 참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내용은 위에 나름 정리를 한다고 했지만 사실 명확하지 않다.

어쌔신을 파견한 인물의 정체는 무엇이었는지? 

잡혀간 어쌔신을 고문하던 장소와 관객들은 무었이었는지?

왜 어쌔신의 몸속에 태아가 들어있었는지?

왜 폭탄은 불발했으며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작동을 시작했는지?

왜 어쌔신은 폭탄을 설치했는지?

너무도 의문이 많다.


개인적인 뇌티셜로 정리해 본 바로는 이러하다.

연금술사로 묘사된 인물은 오만한 인간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그가 신에게 도전 or 흉내내려 하다가 신의 분노를 사 철퇴를 맞는다. (초반의 바발탑 폭발 장면)

하지만 자신의 야망을 버리지 못하고 지옥이 된 세상의 구석에 숨어 지내고 있었다.

그는 신이 보내는 사자들을 납치해 그 사자들을 이용해 자신의 야망이었던 천지창조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가 만든 세상은 결국은 실패작이었고 그 실패한 세상이 파국을 맞을 때쯤 신이 설치한 폭탄이 터지며 리셋된다.

대충 이렇게 이해했다.

그렇게 따지면 어쌔신을 파견하던 인물이 신에 해당되는 존재인데 영화의 중반 쯤 그가 머무르던 성을 공격하던 이들은 어떤 무리였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어쌔신의 해부를 관람하던 웃던 사람들도 누구였는지..?

여전히 의문점은 많지만 사실 이 영화는 스토리가 중요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저 이 끝없는 파이프 더미와 전선들, 무수한 톱니바퀴와 굴뚝들 사이를 돌아다니는 괴이한 생명체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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