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파묘 (破墓, Exhuma, 2024)

거제리안 2024. 2. 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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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감독의 전작인 <검은 사제들> <사바하> 두 작품 다 좋았기에 이 작품 역시 많은 기대를 하고 관람을 시작했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지점이 있는데 나 역시 그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아! 이것만 없었으면 하고 느끼는 그것.

전체적으로 영화는 매우 재밌었지만 초중반의 긴장감이 너무 좋았기에 후반부에 등장하는 오니의 등장에 약간은 맥이 빠짐을 느꼈다.

마치 헐리웃 공포영화에서 CG로 도배질한 귀신이 등장하는 순간 공포감이 사라드는 그런 느낌과도 유사한 감정이었다. (비유를 하자면 그렇다는 말이지 사실 그 정도는 아니다.)

이것을 오컬트물에서 크리쳐물로 장르가 바뀌는 장르적 반전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장르적 반전을 꽤 좋아하는 편이기도 한데 이 영화에서 장르적 반전이 아쉬웠던 이유는 단 하나.

그 전에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무대가 되는 이 묘지가 얼마나 악지인지 주위의 반응들로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마치 <존 윅 1>에서 존 윅 본인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주변 인물들의 반응들로만 이 인물이 얼마나 무시무시한가를 분위기 조성해 나아가며 옥죄어오는 그 느낌과 유사했다.

원래 인간이 느끼는 공포라는 것은 저 너머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임이 아니었던가.

그런 이유로 생각보다 일찍 등장한 오니의 등장 이후 공포감은 확실히 떨어졌다.

하지만 생각보다 오니가 일찍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은 러닝타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여전히 유지하는 것을 보면서 감독의 내공이 보통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풍수지리와 관련된 영화인 줄 잘못 알고 보았기에 뜻하지 않게(?) 더 재밌게 본 것 같기도 하고 깜짝 선물을 받고 나온 듯 흐뭇한 기분으로 영화관을 나설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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