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2024)

거제리안 2024. 12. 22. 14:39
반응형

 

<스포 있음>

 

얼마 전에 극장에 모아나2를 보러 갔다가 포스터가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데미 무어가 나오길래 헐리웃 스릴러 영화 정도겠거니 하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최근에 리뷰가 좋은 것을 보고 호기심을 보고 감상을 했다가 충격을 먹었다.

이런 내용의 영화가 국내에서 10만을 넘었다는 사실에 또 한번 충격을 먹었다.

시놉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아이디어가 너무 흥미로웠다.



젊은 시절 날리던 여배우였고 현재는 에어로빅 쇼 진행자인 엘리자베스 스파클.

하지만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에어로빅 쇼 진행자에서 해고된 후 그녀는 자괴삼에 빠지게 된다.

그리던 중 우연히 <서브스턴스>라는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녀는 마침내 접촉에 성공한다.

서브스턴스는 약물주사를 맞는 인물의 분신을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약물을 투여받고 젊은 육체를 얻게 된 스파클은 <수>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삶을 시작하게 된다.

자신을 해고한 에어로빅 쇼를 다시 찾아가 오디션에 붙은 그녀는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서브스턴스는 새로운 육체로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닌 본체와 분신을 오가며 1주일씩 교대로 생활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분신은 본체의 척추에서 추출한 일주일치 수액을 하루씩 주입하며 정확히 7일간 생활할 수 있으며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었다.

하지만 수의 욕심으로 인해 하루가 오버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자 그 반동은 바로 스파클의 육체에 나타난다. 

손가락 하나가 흉측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스파클과 수 사이에 점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서로는 동일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수에 대한 질투심에 의해 스파클은 망가지기 시작하고 또 수는 삶을 통제하지 못하는 스파클을 증오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가 날짜를 오버할 때마다 스파클의 육신은 더욱 더 참혹하게 망가져갔다.

완전히 몸이 망가져버린 스파클은 마침내 이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결심한다.

 

분신을 완전히 제거하는 약물을 분신에게 투여하지만 자신의 아름다운 분신이 완전히 죽어버리는 것에 대한 미련으로 약물투여를 중단하자 수가 깨어난다.

그리고 스파클이 자신을 죽이려한 것에 분노한 수는 스파클을 무참히 폭행해 살해한다.

분노에 사로잡혀 스파클을 살해하고 말았지만 자신의 신체를 유지시켜줄 본체가 죽어버린 사실을 깨닫고 수는 자신이 진행하기로 한 새해 전야제 프로그램만이라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방송국으로 향한다.

하지만 리허설 직전 수명이 다한 수의 육체가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수는 황급히 집으로 다시 돌아가 제일 처음 투여했던 약물의 잔량을 투여한다.

하지만 이번에 만들어진 분신은 말 그대로 살덩어리들로 이루어진 괴물이었다.

수는 그 모습 그대로 다시 방송국으로 향하고 쇼가 시작하자 관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스튜디오는 아수라장이 된다.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피해 방송국을 빠져나온 수는 점점 죽어가고 있었으며 무너저가는 몸을 이끌고 어디론가 향한다.

마침내 그녀가 다다른 곳은 젊은 시절 화려했던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명예로운 장소였으며 그 곳에서 눈을 감는다.


이 영화에서 놀라웠던 점은 본체와 분신이 벌이는 심리적인 갈등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 영화의 후반부에 갑자기 터져나오는 고어씬이었다.

영화 자체가 약간의 바디 호러 장르 분위기를 내고는 있었지만 이처럼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는 장면이 등장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적잖이 당황했다.

후반부 수가 완전히 망가진 부분부터는 영화의 분위기가 갑자기 바뀌기 때문에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고 나 역시 명확하게 뭐가 낫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솔직히 말하면 영화가 너무 마음에 들었기에 두가지 결말이었어도 둘다 좋았을 것 같다.

지금 결말에서 후반부에 방송국으로 다시 향하는 뒷부분을 삭제하고 수가 완전히 망가진 시점에서 영화가 끝나는 버전의 결말이면 어땠을까?

헐리웃 편집본 같은 깔끔한 느낌의 영화가 되었을 것 같아 이런 결말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호러 영화의 팬이기 때문에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는 고어씬이 등장하는 지금 버전의 결말도 물론 좋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이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아들인 브랜든 크로넨버그인가 찾아봤을 정도로 바디호러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완전히 망가진 역할에 데미 무어라가 등장한 점도 적잖이 놀라웠다.

데미 무어가 등장한 영화는 사실 두개 정도 밖에 본 적이 없지만 그녀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연기가 아니었을까 싶은 정도로 데미 무어의 열연이 돋보였고 그런 데미 무어의 포스에 밀리지 않는 마가렛 퀄리라는 젊은 여배우를 알게 된 점도 좋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런 다소 괴랄한 분위기의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관객수 10만을 넘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앞으로도 이런 영화들을 메이저한 극장과 메이저한 매체들에서 볼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