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서기 3000년 경.
양자무기를 사용한 60분 전쟁이라 불리는 재앙을 겪은 인류는 거의 멸망했다.
살아남은 인류는 견인도시라 불리는 거대한 이동요새를 타고 폐허가 된 지구를 전전하며 생존해나가고 있다.
일단 도시 전체를 짊어지고 이동하는 <견인도시>라 불리는 거대한 요새라는 듣도보도 못한 설정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혹자들은 서양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말을 하지만 규모면에서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스팀펑크 (or 디젤펑크), 공중도시, 아포칼립스, 약탈자들, 주인공을 쫒는 기계인간, 거대한 성벽에서 펼치는 공성전 등등..
이 영화는 재미없을래야 재미없을 수가 없는 요소들이 다 들어있어서 상당히 큰 기대를 했는데 완전히 폭망 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너무 안타까웠다.
우선 영화는 눈을 의심케하는 박력넘치는 오프닝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
견인도시 간의 박력넘치는 전투는 이후 등장하지 않았다.
사실 후반에 펼쳐지는 공성전의 거대한 스케일은 대단했지만 규모면에서 대단했던거지 대포 두어방 날리고 사실상 종결된 것이어서 치열한 전투라고 하기엔 사실 굉장히 싱거운 면이 없지 않았다.
영화가 아주 재미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영화가 이렇게 나온 이유는 아마 방대한 소설의 이야기들을 2시간의 러닝타임에 때려넣다가 벌어진 불상사로 유추된다.
캐릭터들 간의 얽히고 섥힌 이야기들을 모조리 다루기에는 정해진 러닝타임이 너무나도 부족해서 맛보기 식으로 훑고만 지나가는게 뻔히 눈에 보였다.
시식코너에서 최고급 맛보기 음식들만 잔뜩 먹고 나온 느낌.
그러다보니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도 공감이 안가는 부분이 많았다.
캐릭터들이 장렬히 희생할때는 비장한 감정이 들어야 하는데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공감이 안가니 이상하게 보일 수 밖에.
악역 발렌타인의 태도는 극과극이었는데 마치 두명의 다른 인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납득이 안가는 캐릭터였다.
특히나 전투를 벌일 때마다 열렬히 환호하는 런던의 시민들은 마치 무뇌아들처럼 느껴져서 최악이었다.
전투가 끝나고 나니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너진 성벽을 걸어올라가는 장면까지.
정말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았기에 이렇게 망작으로 뭍히는 것이 너무나도 아쉬운 작품이다.
반지의 제왕이라는 방대한 소설을 영화화해서 역대급으로 뽑아냈던 피터잭슨이 제작한 작품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가 아쉽다 보니 오히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더욱 관심이 간다.
기회가 된다면 꼭한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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