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최근 본 우주소재의 영화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두 작품인 <인터스텔라>와 <그래비티>와는 또 다른 느낌의 우주영화를 한편 보았다.
배경을 우주로 다루고 있지만 스펙타클과는 매우 거리가 멀고 아주 정적이며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SF영화로 보기에는 다소 지루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주만을 바라보며 살아왔으며 20년 전 생명체를 찾아 우주로 떠난 뒤 실종된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찾아 홀로 해왕성으로 향한 로이 맥브라이드의 외롭고 쓸쓸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달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은 상당히 쌈빡했으며 매우 신선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우주 실험체와 조우해서 벌어지는 잠깐의 에피소드도 있었으나 그 외는 대부분 쓸쓸하고 정적이고 적막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지만 브래드피드의 훌륭한 연기 탓인지 그 적막함이 마냥 지루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대사 하나하나 캐릭터의 표정 하나하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정적이지만 압도적인 비주얼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도 꽤 있었는데 목성을 지나가는 장면이나 화면을 꽉 채우는 해왕성의 비주얼 등은 인터스텔라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즈믹 호러가 연상될 정도로 압도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태양계에서 가장 먼 해왕성.
지구와 45억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아버지와 조우한 로이는 아버지에서 큰 깨달음을 얻는다.
바로 눈앞에 있는 소중함을 못보고 있다는 사실.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에서 어쩌면 혼자일지도 모를 인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가 더 소중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라는 통찰은 나에게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주 속에서 먼지처럼 찍힌 지구 사진을 보며 상대적으로 먼지 만도 못한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보잘 것 없음과는 정반대의 메세지가 아닌가 싶은 깨달음도 갖게 했다.
어떤 이에게는 그저 지루하기만한 SF영화 일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는 꽤 훌륭한 철학적 메세지를 던저주는 영화로 가슴 깊이 각인될 것 같다.
해왕성까지 어떻게 그렇게 단기간에 갈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보는 내내 의구심이 들었지만 영화적 장치라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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