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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 카운티의 끝에서: 주유소 살인사건 (The Last Stop in Yuma County, 2023)

즐겨듣는 영화 채널에서 썸네일만 보고서 믿고 감상한 영화로서 만족스런 선택이었다. B급 영화 특유의 감성과 저예산 영화 특유의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긴장감이 일품이었다.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의 한 식당에서 은행강도와 함께 고립된 남자와 종업원이라는 설정. 영화는 이렇게 시작하자마자 불편하게 시작되고 여기에 손님이 한명 두명 추가될 수록 더욱 불안해진다. 조마조마하게 이어지는 긴장된 상황은 의외로 순식간에 정리되어 버려 약간 허탈했으나 여기서 바로 끝나지 않고 좀 더 이어지는 상황들로 인해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오랜만에 꽤 팽팽한 긴장감을 느낀 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본 영화.

영화&드라마 2025.03.28

노스페라투 (Nosferatu, 2024)

고전 노스페라투는 아직 챙겨보지 못했지만 이 영화가 주는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챙겨보게 되었다.  최근 공포영화 문법들과는 많이 다른 연출방식이지만 오히려 그런 고전적인 연출 방법이 도리어 신선하게 느껴져서 좋았고 점프스퀘어 같은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묵직하게 짓누르는 듯한 공포감을 주는 스타일이 좋았다. 스멀스멀 다가오는 그림자를 이용한 연출기법이 유독 눈에 띄었는데 그 중에서도 거대한 손이 도시를 집어삼키는 장면은 고전적이지만 세련되고 직접적이지만 은유적인 복합적인 느낌이 드는 장면이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손꼽고 싶다. 유럽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마치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절의 중세 유럽에 있는 듯한 현장감과 공포감이 느낄 수 있었고 진짜 악마가 강림했구나 싶은 압박감마져 느껴져서 ..

영화&드라마 2025.03.28

이매큘레이트 (Immaculate, 2024)

성령으로 잉태한 수녀에 관한 영화. 영화의 분위기상 당연히 성령으로 잉태한 건 아닐테고 어떤 구린 짓을 감추기 위해 저런 쇼를 하고 있겠구나라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구도로 전개되길래 영화를 보면서 다소 김이 빠졌다.  하지만 큰거 한방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예수를 못박았던 말뚝에서 채취한 DNA를 통해 임신을 시켜 구세주를 출산하려 했다는 것. 전혀 예상 못한 괜찮은 소재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이끌어가기엔 다소 힘이 부족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여주인공의 열연은 꽤 인상적이었고 결말도 다소 충격적이라 나름 인상적인 여운을 남길 수 있었다.

영화&드라마 2025.03.10

더 캐니언 (The Gorge, 2025)

1년간 비밀 임무를 위해 큰 협곡을 사이에 두고 양쪽의 절벽에 각각 파견된 두 엘리트 스나이퍼 두 요원들은 우연한 계기로 접촉을 하게 되고 차츰 서로의 존재를 알아가며 호감을 가지게 된다. 동시에 비밀에 가려진 협곡의 비밀도 알아가게 되는데... 넷플릭스류 B급 장르영화로서 아주 만족스러운 영화였기에 상당히 즐겁게 감상했다. 일단은 설정이 너무 신선하고 호기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기에 초중반은 정말 흥미진진했고 협곡의 비밀이 생각보다 빨리 밝혀져서 의외였지만  그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액션씬들까지 후반부에 등장해서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까지 선사했다. 사실 협곡의 실체에 대해서는 이런 류의 영화들이 흔히 그러하듯 확실하게 알려주지 않고 베일에 쌓인 채 끝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역시 기대하지 않았던 깔끔..

영화&드라마 2025.03.10

소년이 온다 <한강>

평생을 장르소설만 읽어온 내게 작가의 는 내가 읽은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삭작이었다. 편견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는 의외로 장르소설적인 재미가 있어서 놀랐다. 마치 미스터리 소설을 읽은 듯한 기괴한 설정에 다소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질 정도의 묘사들도 적잖았기에 평소 즐겨읽는 장르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는 달랐다. 이 소설은 '고통' 그 자체였다. 놀라웠던 점은 영화를 보는 것 보다 더 생생하게 현장의 고통이 전해진다는 점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놀라운 경험이었다. 나름 여러가지 매체들을 통해 그날의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점을 느꼈다. 지극히 한국적인 문장들과 표현이 많은데 외국인들은 어떤 번역본으로 ..

책&코믹스 2025.03.10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 (Dungeons & Dragons: Honor Among Thieves, 2023)

해외에서는 매우 유명하다고 알고있는데  우리나라에는 비교적 생소한 롤플레임 게임인 나 역시 캡콤에서 나온 횡스크롤 액션게임인 을 제외하고는 원작에 대한 내용은 전혀 모르는게 사실이다.판타지 장르는 개인적으로 아주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기도 하고 헐리우드 양산형 블록버스터의 냄새가 물씬나는 포스터 덕분에 크게 관심이 가지 않는 영화였는데 꽤 잘만든 영화라는 리뷰를 접하고 감상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재미있는 영화였다.마치 같은 장대한 대서사시일 것만 같았던 블록버스터의 클리셰들을 와장창 깨버리는 예측불허의 스토리도 좋았지만 골때리는 캐릭터들의 바보짓을 보는 재미가 일품이었다.대체적으로 근엄하기 마련인 이런 장르에서 접하기 힘든 가벼움과 유쾌함이 너무 신선해서 좋았다.무었보다 정말 좋았던 점은 후반..

영화&드라마 2025.02.24

히트맨 (Hitman, 2020)

특수부대 요원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죽은 것으로 위장해 국정원을 빠져나와 만화가가 되는 내용이다.찌질한 연기는 잘못하면 유치해 보이고 손발이 오그라들기 쉽상인데 을 볼때도 느꼈지만 권상우 배우는 이런 류의 찌질한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는 생각을 했다. 권상우의 열연 덕분에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정말 재밌게 보았는데 중후반이 지나면서 영화가 급격히 유치해지는 바람에 다소 실망스러웠다.특히 정준호 배우의 캐릭터가 급격히 무너진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앞에서 말한 찌질한 연기가 너무 유치하게 연출되어 전체적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깨뜨리며 몰입을 방해했다.사실 이 영화의 후속작이 얼마전에 개봉했는데 '1편은 재밌게 봤는데 2편은 너무 실망'이라는 주변 지인들 몇몇 평을 들었다.   그래서 1편에 대한 호기심으로 감..

영화&드라마 2025.02.24

캐슬베니아 : 시즌1 (Castlevania, 2017)

개인적으로 이란 게임을 참 좋아한다.출시당시에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하기도 했었고 클래식하면서도 으스스한 세계관이 정말 멋진데다가 BGM까지 훌륭해서 당시 해외구매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CD까지 구매하기도 했던 명작 게임이다.캐슬베니아는 악마성 드라큐라 시리즈의 해외판 이름으로서 매트로베니아 (메트로이드+캐슬베니아)라는 장르가 있을 정도로 이 시리즈는 게임 쪽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시리즈이다.월하의 야상곡 외에 다른 시리즈들을 즐겨본 적은 없지만 신나게 플레이하던 그때의 추억이 생각나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인 캐슬베니아란 애니메이션을 감상했다. 서양 애니메이션에 대한 고정관점을 가지고 감상을 시작했지만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생각보다 고어한 연출들이 많아서 놀랐고 또한 생각보다 높은 퀄리티..

애니메이션 2025.02.24

광해, 왕이 된 남자 (Masquerade, 2012)

이 영화를 언제 감상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괜찮은 영화이기에 이번에 아이와 함께 다시 한번 감상을 했다.워낙에 이병헌 배우가 연기가 좋고 연출이 좋기에 내용을 다 알고 봄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감동이 있었다.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장면은 마지막 장면의 호위무사 액션씬인데 가짜임을 알고도 자신의 진정한 주군으로 생각해 목숨을 거는 장면은 지금 봐도 눈시울이 불거질 정도로 비장하고 멋진 장면이었다. 이병헌 배우가 너무 젋게 나와서 좀 놀라기도 했는데 이 영화가 나온게 무려 15년 가까이 되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라기도 했다.

영화&드라마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