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코믹스

그리고 아무도 죽지 않았다 <시라이 도모유키>

거제리안 2021. 10. 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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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이 소설로 특수설정 미스테리라는 장르가 있음을 처음 알았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 자체가 약간은 마이너하고 보는 사람만 보는 장르라고 생각했던지라 나도 조금은 마이너한 성향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바닥인줄 알았던 내게 지하가 존재했음을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나쁜 뜻 아님)

앞서 감명 깊게 읽었던 <영매탐정 조즈카>에 이어 추리소설의 세계에 이런 곳도 있었구나 하고 아주 신선한 경험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


책의 뒷표지에 있던 문구가 돌이켜 보면 대놓고 스포일러인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럴 것이라 전혀 예상치 못했다.

외딴섬에 모인 5명의 인물들이 차례로 죽어간다.

여기까지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오마쥬처럼 전형적인 본격 추리소설의 <클로즈드 서클>과 같은 궤로 흘러간다.

그런데 보통은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한명씩 한명씩 차례차례 죽음을 맞이하며 남은 생존자 중에 누가 범일까 추리하는 것이 묘미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이 책에서는 하룻밤 만에 5명이 다 죽게 된다.

더 어이없는 것은 제일 처음 죽은 우시오란 인물이 다시 살아나서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려주는 구조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도대체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려고 이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후 이야기는 누가 모두를 죽였을까를 알아내기 위해 트릭을 밝히고 뒤집고 밝히고 뒤집고 이 과정에 철저하게 집중한다.

이 과정이 흥미진진하지만 너무 길어지니까 사실 약간은 흥미가 떨어지며 주위가 산만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끝가지 단숨에 읽어버렸을 정도로 흥미진진하기는 했다.

아마 단순히 일반적인 추리로만 그렇게 진행되었다면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책에서는 주인공들이 한번 죽었다가 살아났다는 설정이 더해지면서 중간에는 "고래가 그랬어"라는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추리까지 등장하게 된다.

그런데 재밌는건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들지않고 아주 기발한 발상이다 라고 느껴졌다는 점이다.

바로 이런 것이 작가의 필력이며 역량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말도 안되는 추리로 마무리 되나 싶더니 결국은 진상이 다시 한번 밝혀지면서 아주 기괴한 엔딩으로 끝난다.


전체적으로 고어한 묘사들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그도 그럴것이 거의 좀비와 다름 없는 주인공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고어함에도 불구하고 위트와 유머가 넘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인 피터 잭슨의 <데드 오어 얼라이브><고무인간의 최후> 나 샘레이미의 <이블데드> 같은 엉망진창 B급 고전 코믹호러물을 보는 기분이 들어서 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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