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퇴역 군인 토마즈는 전쟁 후 외상스트레스를 겪으며 노숙자로 생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노숙을 전전하던 그는 한 수녀의 소개로 모녀가 살고 있는 집에서 낡은 집을 손봐주며 살아가게 된다.
혼자가 익숙한 토마즈는 적응하지 못하고 집을 떠나려 하지만 병을 앓고 있는 노모를 모시는 젊은 여성 마그다에게 차차 미묘한 감정을 가지게 되면서 집에 머무르기로 결정한다.
토마즈는 벽 속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소음이 들려오고 박쥐를 닮은 괴생명체가 집안에 나타나기도 하는 등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다.
그리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모가 마그다를 공격해 상처를 입히는 등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지만 상처를 입으면서도 노모를 돌보는 마그다를 보며 더욱 강한 연민과 사랑을 느끼게 된 토마즈는 점점 더 그 집을 떠날 수 없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다락방에 올라간 토마즈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노모가 박쥐를 닮은 괴생명체를 출산하는 괴기스런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이어 노모의 정체가 할머니가 아닌 생식기가 달려있는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토마즈는 멘붕에 빠진다.
그리고 이어서 충격적인 사실들이 밝혀진다.
마그다의 정확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초현실적인 존재였으며 그녀는 남자를 노모와 같은 식으로 만들어 곁에 두고 있었던 것.
그리고 수명이 다한 남자의 자리를 이제는 토마즈가 대체하게 되는 것이었다.
토마즈는 남자가 했던 것과 같이 박쥐를 닮은 괴생명체를 출산한다.
영화의 엔딩에서 마그다는 폐인이 된 토마즈를 차에 싣고 어디론가 이동 중 도로가의 휴게소에 들른다.
과거 토마즈는 국경지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딸을 찾아가던 난민 여성을 범한 사실이 있었는데 휴게소의 주인이 그 난민 여성이다.
마그다는 주인과 몇마디 대화를 나누고 다시 길을 떠나며 영화는 끝난다.
처음에는 단순히 악마와 같은 존재가 등장하는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명확히 설명해주지 않는 상징들이 꽤 많아 생각보다 복잡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내가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별 의미없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뿌려둔 것인지 모를 요소들을 뇌피셜로 최대한 이어 맞춰보자면 이러하다.
토마즈는 군복무 시절 땅을 파다가 사람모양의 조각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마그다 본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마그다가 신과 같은 존재이거나 악마일 거라고 생각했다.
또는 남자를 숙주로 삼아 박쥐 같은 괴물을 낳게 해 자신의 수명을 이어가거나 또는 종족을 번식하는 괴생명체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기껏 낳은 박쥐를 죽이는 것을 보면 딱히 그런 것 같지 않아서 꽤 고민했다.
결론적부터 말하자면 마그다는 여성을 상대로 죄를 지은 범죄자를 응장하는 존재라고 생각된다.
토마스가 주운 조각상은 일종의 낙인과도 같은 것으로서 그것을 지니고 있으면 마그다라는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마그다는 그 낙인이 찍힌 자를 응징하는 존재이며 응징의 수단으로서 남자는 경험해 볼 수 없는 출산의 고통을 평생 겪으며 살아가게 한다.
자신이 낳은 생명을 눈앞에서 짓이기는 것도 형벌에 포함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100% 뇌피셜이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난민 여성과 마그다가 조우해 나누는 대사들을 보면 아마 맞는 것 같다.
영화는 플래시 백이 자주 등장하고 상징적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많아 중반부는 다소 지루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너무 먹어주었기 때문에 영화의 몰입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다소 지루했던 중반부에 비해 후반부의 임팩트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노모가 괴물을 낳는 장면과 노모의 정체도 충격적이었지만 마그다의 본체가 등장하는 장면은 자세를 일으켜 앉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다 보면 마그다가 그저 순박한 시골 처녀는 아니라는 것 정도와 노모와 마그다의 관계가 역전될 것이라는 것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아마도 둘의 관계가 영화<렛미인>과 같은 주종 관계 정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 쯤 등장하는 마그다의 비쥬얼은 정말 아스트랄해서 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뉴스를 접하다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 성범죄 소식들을 전해들을 때가 많다.
물런 그런 범죄자들에게 이런 존재가 강림해서 평생 고통받으며 살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그런 통쾌한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가끔은 배트맨 같은 인물이 나타나 법망을 빠져나가는 인간들을 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비슷한 생각을 해보게끔 만드는 영화였다.
영화의 제목 Amulet을 사전에 검색하면 <부적> 이라고 나오는데 이것이 반어적 표현인 것인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를 볼 때는 잘 이해가 안가는 영화였지만 이 글을 쓰면서 뇌피셜로 정리를 하다보니 생각보다 꽤 괜찮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귀 (Revenant, 2023) (0) | 2023.08.21 |
---|---|
보 이즈 어프레이드 (Beau Is Afraid, 2023) (0) | 2023.08.21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Guardians of the Galaxy Vol. 3, 2023) (0) | 2023.07.19 |
범죄도시3 (2023) (0) | 2023.07.12 |
시간 위의 집 : 디 오리지널 (The House at the End of Time, 2013) (0) | 2023.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