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있음>
1차전 : 헤라클레스 VS 잭 더 리퍼
헤라클레스는 인간이 타락해 신이 되었다는 구절이 맘에 들었다
잭 더 리퍼는 희대의 흉악한 살인마를 미화한게 아닌가 하는 찝찝함이 들긴 했지만 캐릭터 자체의 매력이 꽤나 훌륭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2차전 : 시바 VS 라이덴 타메에몬
대회 전 객석에 앉아 있을 때에는 껄렁껄랑한 느낌의 시바의 진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라이덴 타메에몬은 완전히 생소한 인물로서 일본의 전설 적인 스모선수라고 한다.
스모 자체가 개인적으로는 비호감이기 때문에 크게 기대되지 않았으나 역시 그렇듯 캐릭터성이 좋아서 에피소드 자체는 즐겁게 감상했다.
치열한 몸싸움을 벌인 둘의 마지막 합도 꽤나 비장해서 기억에 남는다.
3차전 : 석가 VS 제로후쿠 (영복)
3.5차전 : 석가 VS 파순
그 유명한 석가모니가 등장하는데 캐릭터 디자인도 워낙 잘 뽑히기도 했고 신이지만 인간의 편에 서서 싸운다는 설정이 더해지며 역대급 캐릭터가 되었다.
영복이라는 신은 역시 완전히 생소한 캐릭터로서 일본의 칠복신에서 따온 모티브라고 한다.
이 영복은 석가에게 1차로 패배한 후 제육천대마왕 파순이라는 인물로 변하게 되는데 이는 불교에서는 마라 파피야스로 불리는 존재로서 우리가 태조왕건의 궁예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마구니>가 바로 이 존재이다.
불교 교리를 잘 모르겠지만 석가모니의 아치에너미 정도 되는 존재로 이해했다.
여기에 하데스가 등장해 설명충 역할을 하게 되는데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 중 헬헤임을 초토화 시킨 마왕 중의 하나가 파순이라고 하는 의외의 설명을 보충해 주기도 한다.
불교와 북유럽 신화의 만남은 벨제부브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스스로의 힘을 이겨내지 못해 허물어진 육체의 조각을 영복에게 주입해 둘의 콜라보를 이끌어 냈다는 설정이다.
석가가 워낙에 역대급으로 잘뽑힌 캐릭터이기도 하고 시즌2의 데미를 장식할만한 포스를 보여주는 에피소드였기에 꽤 만족스러운 엔딩이었다.
주위에서는 딱히 뜻뜨미지근한 반응이라 나만 재밌게 보는건가 싶기도 한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취향저격이 작품이어서 1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애시당초 대단한 서사보다는 캐릭터성을 극대화 시키는 타입의 작품인데 그렇다고 또 이게 서사가 아예 없는게 아니라 각각의 인물들의 서사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야기를 즐기는 재미도 있다.
다만 전투와 서사가 회상식으로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흐름이 끊어지고 루즈해 지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계속 전투만 반복되면 도리어 지루해질 수 있으므로 전투와 서사의 조율이 매우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까지는 정주행을 접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루즈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니 꽤 성공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셈.
딱 봐도 호불호가 극으로 갈릴 만한 작품이기에 호의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군더더기 싹 덜어낸 극호의 작품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인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불호일수도 없는 독특한 매력을 지낸 작품인 듯 하다.
대유튜브시대를 맞이하여 기승전결 따위 무시하고 바로 본론부터 들어가는 영상들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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