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좀비 사용 설명서(Brain Freeze, 2021)

거제리안 2023. 10. 1.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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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골프장에서 한 겨울에도 잔디의 파릇파릇함을 유지하기 위해 약물을 살포하는데 땅속으로 스며든 이 약물이 물을 통해 인간에서 공급되고 이에 감염된 인간이 좀비로 변한다는 특이한 설정의 좀비영화.

약물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인간을 좀비로 만드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감염된 좀비는 광합성을 하고 풀이 돋아나는 등 식물의 특성을 보인다는 점이 꽤 신선하다.

엄마가 좀비로 변해버려 갓난 아기인 동생을 혼자 돌보게 된 소년 앙드레와 좀비가 된 딸을 보호하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아버지 댄이 재난을 헤쳐나간다는 내용이 주된 스토리이다.

정부에서는 재난 지역이 된 공작섬을 봉쇄하고 언론 역시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는 명분으로 이곳을 폐쇄하라고 부추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안드레와 댄은 해독제를 찾고 생존할 방법을 강구한다.

이들은 사건의 발단이 된 골프장에서 약물을 제조한 회사 측에서 증거를 없애기 위해 보낸 해결사들과 만나게 되고 아기가 감염되고 말지만 역으로 그 아기의 도움으로 해결사들을 물리치게 되고 고비를 넘긴다.

하지만 정부에서 감염된 공작섬 생존자들을 학살할 명복으로 보낸 군인들에 의해 댄과 그의 딸은 목숨을 잃게 되고 천신만고 끝에 해독제를 찾아 치료된 아기와 앙드레는 공작섬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 앙드레는 댄이 맡겨둔 딸의 팔을 쳐다보다가 이젠 쓸모 없다 여겼는지 강에 던지는데  이 팔로 인해 강물이 오염되는 듯한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끝난다.

좀비영화로서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 영화였지만 일단 감염의 발단이 식물 영양제라는 점 자체가 꽤 신선했다.

그리고 배경이 캐나다이며 영화의 분위기 자체가 사회비판적인 성격이 강하며 냉소적이고 블랙코미디인 점도 신선했다.

굉장히 B급스럽지만 B급이라고 부르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때깔도 아주 좋아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캐릭터들도 꽤 매력적이었는데 주인공인 안드레나 댄 외에도 해결사 2인조의 포스가 상당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만 영화 초반부에 댄은 자택에 비상 상황을 대비해 철저한 물품들을 갖춰두고 사는 인물로 소개되는데 영화의 후반부에서 전혀 이 설정을 살리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쉬웠다.

그리고 <좀비 사용 설명서>라는 전혀 영화의 내용과 맞지도 않고 어울리지도 않는 제목은 정말 NG다.

제목 때문에 영화의 품격이 쓸데없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상당히 유감스럽다.

전반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이지만 후반부는 제법 무거운 느낌을 주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 때깔도 워낙 좋아서 좀비물의 팬이면 한번쯤 봐도 괜찮을 만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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