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아웃워터스 (The Outwaters, 2022)

거제리안 2023. 9. 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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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있음>

 

뮤직비디오를 찍으러 간 4명의 남녀가 한밤중에 알 수 없는 습격을 당하고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일들을 겪는다는 내용의 영화.

앞에 영화 리뷰들에도 이런 표현을 자주 쓰곤 했는데 나는 "밑도 끝도 없는 영화" 들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이야기의 맥락이 다소 깔끔하지 않더라도 장르의 특성에 맞게 분위기가 먹어주거나 비쥬얼로 눈뽕을 채워거나 혹은 결말이 흐지부지하더라도 그 과정이 충분히 즐거우면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편이다.

이 영화도 그런 과에 속하는 편이지만 이건 약간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보여주려고 한 건 많았지만 정작 제대로 보여주는게 없다고나 할까.

영화는 파운드 풋티지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데 영화가 시작하면 초반 한 50분 정도는 지루한 이들의 여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소 지루하긴 해도 이국적인 풍경들을 감상하는 소소한 재미가 있어서 오히려 영화의 후반부보다 볼거리가 많았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주인공들이 슬슬 알 수 없는 존재로 부터 위협을 당하기 시작하는데 특히나 이때부터는 밤 장면이 많아지면서 화면 상에 거의 보여주는 것이 없다.

주로 검은 화면이 대부분이며 뭔가 보이더라도 후레쉬 조명의 좁은 시야와 흔들리는 초점 때문에 화면에 뭐가 나오고 있는 건지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시각적인 정보를 최소화하여 소리와 상상력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인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영화가 매우 불친절함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상징들이나 장면들이 뭘 말하는지 대강은 알 것 같지만 재미를 느끼기에는 개인적으로 부족했다.

오히려 지루하지만 뭔가 볼거리가 있었던 초반부가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기 이전에 대충 무슨 내용인지 파악하기 위해 조금 검색을 해봤는데 극한의 공포 어쩌고 하는 몇개의 기사들을 본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다.

그 때문에 기대감이 높아져서 체감적 재미가 더 떨어진 것 같다.

그렇지만 반대로 그런 기사를 보았기 때문에 뒤로 가면 뭔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기사도 없었다면 아마 보다가 끄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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