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이노센트 (The Innocents, De uskyldige, 2021)

거제리안 2023. 10. 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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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새로운 동네로 이사온 이다는 또래의 벤자인이라는 소년을 만난다.

이다의 언니이자 중증의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안나와 백반증을 가진 소녀 아이샤.

이들 네명은 종종 모여 같이 노는 멤버들이 되었다.

그런데 그들 사이에 묘한 일이 생기기 시작한다.

벤자민은 소소하게 사물을 움직이는 능력이 생겨나게 되었고 아이샤는 안나와 교감을 나누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고 이후에는 벤자민의 생각도 읽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엄마의 사랑이 그러웠고 동네에서 일종의 괴롭힘도 당한 적이 있던 벤자민은 서서히 힘을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괴롭혔던 동네 형을 살해하고 자신을 막으려던 아이샤 마저 살해한다.

이다는 자신이 벤자민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를 유인해 육교에서 밀어 떨어뜨리지만 벤자민은 죽지 않았고 다시 이다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벤자민이 자신을 죽이려한다는 생각으로 이다는 공포에 떨게 되고 안나는 벤자민을 막으려 한다.

안나와 벤자민이 침묵 속에 대치를 이어나가던 중 이다가 다가와 안나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이둘의 힘이 합쳐진 듯 벤자민은 버티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다.

장면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안나가 그림 그리는 도구에 낙서를 하다가 낙서들을 모두 지우며 영화는 끝난다.


현재도 로튼토마토 신선도 97%를 기록하고 있는 이 영화는 노르웨이 영화이다.

렛미인과 같은 북유럽의 서늘한 정서를 느껴보라고 하는 추천평을 듣고 감상을 시작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영화의 초반부는 상당히 불편했다.

우선 이 영화의 소재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에 자폐를 앓고 있는 언니를 괴롭히는 동생의 이야기 인줄 알고 영화를 계속 봐야하나 고민했었다.

안나의 신발 속에 유리를 넣는 장면이나 고양이를 떨어뜨리는 장면이 너무도 보기 힘들었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묘한 불안감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스릴러 영화를 볼때 느껴지는 긴장감과는 다른 알 수 없는 불안감 때문에 감상을 중단할까 사실 고민도 했었다. 

이후 분명히 안나의 신발에 넣은 유리조각에 의해 아이샤의 발에서 피가 나는 것을 보고 뭔가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조금씩 영화에 몰입해 나갔다.

영화의 줄거리만 보게 되면 마치 엑스멘이나 크로니클과 같은 히어로물 장르의 영화가 연상되기도 하고 더 보이 같은 호러영화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영화를 보면 전혀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들의 성장 영화 또는 자매의 성장 영화에 더 가까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영화를 히어로물의 관점에서 보게 되더라도 초능력 대결을 이렇게도 연출할 수 있구나 라는 감탄과 함께 정말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최근에도 즐겁게 감상했던 드라마 무빙과 같은 스펙타클한 대결보다 이런 식의 대결이 왠지 더 현실적이고 있을 법 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마지막에 벤자민에게 밀리는 안나의 곁에 이다가 합세하면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할 때는 그 어떤 스펙타클한 연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름이 돋는 듯한 스펙타클이 느껴졌다.

게다가 휴가에서 복귀해 동네에 다시 아이들이 북적거리게 되면서 그 소리 없는 대결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시선들에서도 소름이 돋았다.

사실 그 아이들의 시선이 상징하는 것이 무었이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리고 안나는 실제로 자폐가 개선되고 있는 중이었는지 아니면 아이샤의 능력으로 그렇게 보였던 것이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여러가지 의문점들이 남는 영화지만 그렇기에 더욱 현실적이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샤가 너무나 사랑스러웠기에 그녀의 죽임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이다와 안나가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는다. 
 
또한 이런 감정이 들 정도로 아이들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장르를 검색해보면 호러 스릴러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호러 스릴러 장르로 분류하기엔 뭔가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가 아주 재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신선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보는 동안에 몰입도가 상당하고 보고난 후의 가슴먹먹한 여운도 상당히 오래가는 그런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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