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리 팬으로 백룸 (Backrooms) 이란 소재는 매우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도 백룸이란 소재에 흥미가 많아서 길지 않는 기간이지만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왔는데 백룸 팬은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말 그대로 '리미널 스페이스 (Liminal Space)' 자체가 주는 알 수 없는 위화감과 낯선 불안감이 주는 공포 그 자체를 즐기는 팬층과 마치 SCP 재단처럼 백룸 내의 공간들을 레벨 (Level)로 구분하며 해당 레벨에 출몰하는 엔티티 (Entity)라는 크리쳐들이 존재하는 세계관을 즐기는 팬층.
케인 파슨스 감독의 영화 <백룸>은 이 두가지 요소를 적절히 잘 버무려 냈다고 생각된다.
케인 파슨스 감독은 10대 시절 부터 케인 픽셀즈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로 이미 유명한 인물이었는데 떡잎을 알아본 A24에서 그를 감독으로해 본격 영화화 되었고 A24의 최대 흥행작이 되었다.
케인 픽셀즈 영상들과는 달리 두 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을 채우기 위해 두 명의 오리지널 주인공들과 그 인물들에 대한 심리학적인 해석들이 가미되었는데 꽤 훌륭하게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된다.
영화는 당연히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데 이는 기존에 백룸이란 소재를 알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결정되는 것 같다.
백룸의 기본이 되는 공허함과 적막함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가 아주 마음에 들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레벨과 엔티티가 난무하는 만화같은 설정도 좋아하지만 리미널 스페이스 자체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백룸 본연의 분위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 영화는 중후반까지 리미널 스페이스 자체에 집중하는 편이지만 마지막에는 본격적으로 엔티티가 등장하기 때문에 두가지 매력을 다 느낄 수 있지만 엔티티 자체가 워낙 극후반에 등장하기 때문에 그 전까지 꽤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마지막에 여주인공이 엔티티를 피해 도망 다니는 시퀀스에서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온 백룸이 레벨들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수영장 씬이 꽤 마음에 들었다.
더 많은 종류의 레벨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분위기상 시리즈로 나올 것 같으니 나중을 위해 참기로 하겠다.
아까 두가지 종류의 팬층에 대해서 언급을 했는데 후자에 언급한 레벨과 엔티티들이 난무하는 세계관을 너무 초딩스럽다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마블이나 디씨 영화들을 예로써 들겠다.
코믹스 팬들이라면 알겠지만 원작 코믹스의 대부분들은 수십년 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대다수 캐릭터들의 원작 설정들을 보면 원색적이고 유치한 비쥬얼과 설정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영화화 되면서 현실적인 각색을 거쳐 지금의 마블 유니버스나 디씨 유니버스가 만들어졌다.
백룸도 만약 시리즈화 된다면 이런 만화같은 설정들을 현실적으로 각색해 보다 풍성한 세계관을 가진 시리즈를 만들 수 있게 될 것 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룸의 다음 시리즈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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