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철남 (鐵男: Tetsuo, The Ironman, 1989)

거제리안 2017. 3. 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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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이기에 엄청 옛날 영화인줄 알았는데 1989년도 작이라고 해서 놀랐다.

스토리는 솔직히 말해 정확히 잘 모르지만 정리해 보자면..

기계인간이 되고 싶었던 한 남자가 다리에 철근을 박어넣고 고통과 싸우며 거리를 해메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데 사고를 낸 운전자는 이후 서서히 기계인간이 되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둘이서 싸운다는 내용.

내가 이해한 전체적인 줄거리는 이러하다.

하지만 사고를 낸 운전자가 마치 바이러스처럼 기계에 감염되는 이유는 남자의 저주였는지?

또 남자는 교통사고를 당한 시점에서 죽으면서 다른 존재가 되었던 것인지? 그래서 감염 또는 저주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인지?

여전히 의문 투성이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무슨 스토리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상태에서도 비쥬얼을 감상하는 재미 만으로 끝까지 보게 된다는 것.



겉으로는 80년대의 산업화 과정에서 급속하게 기계화 되어가는 사회에 대한 비판인 것으로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감독이 기계 오타쿠여서 단순히 기계와 신체가 결합된 강렬한 비쥬얼을 보여주고 싶어서 만든 영화가 아닌지 의심된다.

최근에 관람했던 일본의 C급 막장 고어영화들과 비슷한 느낌도 들지만 우스꽝스런 그런 영화들과는 다르게 이 영화는 매우 진지하다.

감독은 단순히 있어보이고 싶어 흑백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흑백이어서 그런지 싸구려 분장의 티가 나지 않고 매우 그럴 듯해 보여 퀄리티도 괜찮았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과 같은 기법으로 연출된 속도감도 훌륭했고 여러모로 아이디어가 매우 돋보이는 연출들이 많았다.

보는 내내 단편적으로 연상되는 것들이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시작적으로는 가장 먼저 <아키라>가 떠올랐고, 그 외 데이비드 린치와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떠 올랐다.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시종일관 나인 인치 네일스 풍의 둔탁하고 육중한 인더스트리얼 풍의 비트가 흘렀으므로 당연히 나인 인치 네일스가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분명한 것은 영화의 정확한 스토리에 대해 100% 이해하지 못한 와중에도 비쥬얼에 압도되어 계속 보게 되는 놀라운 몰입도를 가진 영화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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