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의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배우, 같은 감독의 영화를 사전 정보 없는 상태에서 우연히 연속해서 보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번 케이스가 그러했다.
얼마 전 < 킬러들의 도시 > 라는 영화에서 < 콜린 파렐 > 을 접하고 얼마 뒤 < 더 랍스터 > 를 보는데 출연 배우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뒷모습이 콜린 파렐 같다 하고 봤더니 주인공이 콜린 파렐이었다.
그리고 이번 영화의 감독이 < 더 랍스터 >의 감독인 < 지오르고스 란디모스 > 였고 역시 콜린 파렐이 출연했다.
헐리웃의 탕아 같은 이미지였던 콜린 파렐이 의외로 이런 류의 영화에 많이 출연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역시 영화는 아무 정보 아무 기대 없이 보는게 제맛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를 보며 다시 한번 느꼈다.
앞서 말한 묘한 경험을 느끼며 감상을 해서 그런지 영화는 더 묘하게 느껴졌고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숨죽여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어떤 관계인 잘 짐작이 가지 않는 외과의사 < 스티븐 >과 16살 소년 < 마틴 >.
이 둘은 서로 우호적인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불편해 보인다.
그리고 그 소년으로 인해 한가족이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매우 불편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무서워서 끄고 싶은 적은 종종 있지만 이 불편한 장면을 그만 보고 싶다라는 충동이 강하게 느껴져서 영화를 끄고 싶어진 것은 이 영화가 최초가 아닌가 싶다.
담담하지만 매우 신경을 거슬리게 만드는 배경음악의 공도 꽤 컸다.
영화는 스릴러로 흘러가다가 오컬트 or 판타지의 형태로 변해간다.
가족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 마틴의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인한 것인지 약물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조작에 의한 일인지 어떠한 설명도 없다.
마치 암묵적으로 모든 내막을 알고 있다는 듯한 아이들끼리의 대화도 이상하다.
이 모든 일이 너무도 무감정하게 담담하게 벌어지고 있어서 그로테스크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주인공 스티븐이 분노하고 오열하는 장면이 두어번 등장하는 것 외에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마치 로봇처럼 건조하게 대화를 주고 받는다.
감독의 전작인 < 랍스터 > 에서 받은 그 느낌과 정확히 일치한다.
그리고 영화는 어이 없는 전개로 클라이막스를 향하고 설마했던 결과로 이어지며 알 수 없는 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정말 이상한 영화였지만 몰입도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대단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이 감독의 이전 작도 찾아 보고 싶고 앞으로 나올 영화들도 매우 기대가 된다.
영혼 없이 멍해 보이지만 머릿 속은 정말 복잡함이 느껴지는 콜린 파렐의 눈빛연기가 계속 떠오른다.
어딘가 모자라 보이고 어눌한 느낌마저 드는 마틴이지만 그 무감정한 얼굴에서 광기가 느껴질 때는 소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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