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한글판 제목에 <타임루프>라고 되어 있는데 왜 제목을 이따위로 지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영화의 극적인 재미를 훼손하려고 작정을 한 것 같다.
영화 <식스센스>의 제목을 <브루스윌리스가 유령일지도 모르는> 이렇게 지은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타임루프물인지 모르고 보았다면 아마 영화가 몇배는 더 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정말 멍청한 제목답게도 이 영화는 타임루프물이다.
"컬트"라고 불리우는 단체에서 오래전 탈출하여 살고 있는 <저스틴>과 <애런> 두 형제에게 그곳의 동료였던 <애나>의 메세지가 담긴 오래 되어 보이는 테이프가 도착한다.
동생인 애런은 그 테이프를 보고서 그 곳에서 지내던 때의 향수가 떠올라 다시 한번 그곳을 방문하자고 하고 형은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동생과 함께 그곳을 방문한다.
그곳의 분위기는 상당히 묘하고 기분 나쁜 장치들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던 와중 결국 형은 혼자서 그곳을 떠나지만 곧 길을 잃게 되고 숲속에서 만난 한 사내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사내는 사흘이라는 기간을 무한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스틴은 근처에 살고있는 남자에게 총을 가져다 달라는 그 사내의 부탁을 받고 그 집으로 향한다.
그 집에는 두 남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일주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 집을 떠난 저스틴은 동생을 만나 컬트를 탈출하기 위해 시도한다.
하지만 컬트의 주기는 10년으로서 마침 10년의 주기가 만기하여 리셋되기 시작한다.
그들은 차를 타고 전속력을 달려 마침내 그곳을 탈출하는데 성공하며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는 끝도 없이 떡밥만 던지는 영화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소재와 스토리는 나쁘지 않았다.
정리해 보자면 <존재> 라고 불리우는 말그대로의 어떤 존재가 있다.
마치 <신> 또는 러브크래프트의 세계에서 등장하는 <그레이트 올드 원> 정도의 전지전응한 존재로 보여진다.
이 존재는 여러구역을 정해두고 주기적으로 시간을 루프시키며 이를 즐기는 것 처럼 보여진다.
자살을 하더라도 다시 루프가 되어 죽을 수도 없다.
자살을 하지 않고 루프를 받아들이면 엄청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기 때문에 자살을 하는 것이 덜 고통스럽다고 한다.
5초의 시간을 무한히 루프하는 남자.
이 남자는 5초에 한번씩 죽음을 맞이한다.
숲속에서 만난 사흘을 루프하는 남자는 목을 메달기도 한다.
일주일을 루프하는 두 남자는 휘발유를 붓고 집을 불태우지만 곧 루프되어 다시 살아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컬트는 10년을 주기로 루프하는데 이들은 이 루프되는 순간을 종교적인 의식으로 승화시키고 존재를 숭배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달이 세개가 되는 때가 바로 루프의 시기로 보여진다.
약 1930년대 부터 이들의 필름이 보관되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수십년 동안 그래온 것으로 보여진다.
리셋되더라도 기억은 계속해서 누적되어 지는 것으로 보인다.
존재는 이들과 줄다리기를 하기도 하고 가끔 사진 등을 뿌려 주려주는 등 때때로 이들을 가지고 노는 것과 같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영화는 미스터리한 현상들을 던져주며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초반부 애나에게서 온 테이프는 어떻게 보내진건지.
형제가 컬트로 향할 때 형이 겪었던 멀리 배경이 대칭되어졌던 현상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달이 세개가 되거나 배경이 반사되는 현상은 무엇인지.
형제가 다시 재회했던 캠핑카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영화 중간중간과 엔딩에 등장하는 까마귀 떼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등등 영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면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사흘 루프를 겪는 남자의 목을 메단 시체는 왜 루프가 되어도 사라지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다.
같은 내용의 포스트잇이 계속해서 붙여지고 자물쇠가 채워져 뭔가 있어보이는 비밀스러운 장소는 뭔가 있을 것 같았지만 사실은 별것 아닌 것으로서 속았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엔딩에서 이들은 존재의 추격을 피해 가까스로 탈출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형과 동생의 대화가 석연치 않다.
"기름이 떨어졌다"고 말한 형에게 동생은 "항상 그래왔다" 라는 답변을 남긴다.
이들이 타임루프에서 탈출한 것이 아닌 것으로 보여지는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영화적인 완성도는 아쉬움이 있지만 러닝타임 내내 펼쳐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향연을 만끽하는 재미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괜찮은 소재와 설정에도 불구하고 구멍이 많고 무책임한 떡밥들 때문에 그리고 서두에 말했듯이 영화의 내용을 대놓고 까발리는 멍청한 제목 덕분에 좀더 완성도 높은 수작이 될 수 있었음에도 조금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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