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아름답고 열정적인 여성 <이브>는 남편 <브록>과 결혼 후 딸 <캣>을 낳고 일상을 보내며 살아가는 주부이다.
그녀는 꿈이 있었고 아름다웠지만 어느 새 그랬던 자신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고 점점 히스테릭한 모습들을 보인다.
그리고 어느날 <이브>는 사라져 버린다.
딸 캣은 늘상 아빠를 무시하고 신경질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던 엄마가 사라지자 담담한 반응을 보이며 별일 없다는 듯 살아간다.
그리고 3년 후, 대학생이 되어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캣은 친구들과 대화 도중 아빠가 엄마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고 아빠를 의심하지만 아빠는 결백을 주장한다.
<열일곱살의 어느날, 엄마가 사라졌다>라는 기묘한 문구와 함께 시작하는 이 영화는 미스테리를 품고 있는 스릴러 영화인 것처럼 시작된다.
하지만 엄마가 사라졌다는 내용 이후에도 사춘기 철없는 딸의 일상만 보여주며 생활 드라마같은 느낌으로 흘러간 뿐 사라진 엄마의 행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틈틈이 캣의 관점에서 본 사이코 같은 과거 엄마의 모습들과 늘상 엄마에게 당하는 아빠의 무기력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트릭은 바로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시점에 따른 연출방식이 트릭이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캣의 눈에는 엄마의 잔소리와 훈계가 마치 정신병자 같은 그런 히스테릭한 모습으로 비춰졌었고 밖에서는 당당한 아빠가 점점 무기력해지고 소심해져 가는 모습도 모두 엄마 탓으로 비춰졌던 것이었다.
그녀가 대학생이 되어 어느 정도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을 즈음,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아빠가 범인일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이야기하는 친구들의 말에 분위기가 확 반전된다.
결국 캣은 자신이 보고 싶은데로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엄마의 행방과 사건의 전말은 영화가 어느 정도 흘러가면 충분히 예상이 가능해진다.
반전은 아빠가 엄마를 살해하게 된 <동기>이다.
영화에서는 엄마가 남친인 <필>과 바람이 나게 되고 그 사실을 안 아빠가 분노하여 엄마를 살해한 것으로 보여지게 만든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빠가 필과 바람이 난 것이었고 그 충격적인 현장을 목격한 엄마가 실소를 금하지 못해 비웃음과 같은 웃음을 보이자 그것에 격분한 아빠가 엄마를 살해한 것이었다.
저 결말은 뒷통수를 세게 한대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돌이켜 보면 뜬금없는 결말이 아니었고 상당한 복선들이 많았다.
캣의 꿈에서 끊임없이 눈과 얼음에 쌓여있는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했고 엄마가 사라진 이후로 필이 계속 관계를 거부하고 있는 장면들도 자주 등장하며 무엇보다 캣의 친구 중에 게이친구가 있었던 것이다.
굳이 친구 중에 게이를 등장시킨 것이 의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영화의 복선 중에 하나였을 줄이야.
영화에서 엄마는 상당히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되지만 엄마에 대한 캣의 반감에 의해 이미지가 왜곡되었던 것이었고 답답한 남편과 함께 사는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주부였을 가능성이 크다.
<엄마가 사라졌다> 라는 문구는 그저 물리적으로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점점 자기가 사라져 가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며 사는 이브라는 여성의 심리를 반영하는 문구가 아니었을까.
나름의 작품성과 주제의식을 가졌으며 스릴러적인 요소도 가미한 영화로서 꽤 묵직한 여운을 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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